“과거정권과 무엇이 다른가…책임자 문책하고 사과해야”

▲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10일에도 문재인 정부의 ‘정치사찰’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과거 야당 시절 정부의 통신내역 조회에 대해 정치사찰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던 민주당이 집권하자마자 동일한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당의 주장이다.

다만 홍준표 대표 수행비서의 통신조회 건수 중 다수가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당이 공격의 포인트를 잘못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부 제기됐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 “검찰과 경찰, 군이 홍 대표 수행비서의 통신기록을 들여다봤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며 “김대중 정부 시절 국정원을 동원해 국민 휴대전화를 전방위로 불법도청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과거 정권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어 “이제는 과거의 촛불을 끄고 새로운 등불을 들어야 할 때”라며 “(적폐)청산 타령은 그만두고 실력과 실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내역 조회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은권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대국민 사찰을 자행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나왔다”며 “문재인 정부는 가면을 벗고 자신들의 두 얼굴을 국민에게 고백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해 3월 민주당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국정원과 남부지검이 당시 문재인 대표 비서실 당직자의 통신자료를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국정원이 야당을 광범위하게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며 “당시 민주당은 국가불신 분위기를 주도했고, 그 결과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안보와 직결된 법안들이 처리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소속 의원들에게 통신내역 조회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통신내역 조회가) 감지되는 몇몇 분들이 있다”며 “80년대와 같이 야당 대표의 비서를 뒤진다는 것은 작은 문제가 아니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확전을 자제하려는 기류도 읽힌다.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홍 대표 수행 비서에 대한 통신내역 조회 6건 가운데 4건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에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팩트 체크’에서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시각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초 홍 대표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다. 정치사찰 의혹이 이슈로 부상한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며 “추가 상황이 없으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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