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저녁 8시 세이브존예술극장.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제4탄의 서울공연을 앞둔 문화가족길이 공개리허설을 가지는 무대. 조그만 극장에 무대와 객석이 가득 들어차 열기가 넘쳐 흐르던 이날 공연에서 송시내씨(33)가 눈길을 끄는 것은 당연한 일. 대사전달이 분명하고 노래도 잘하는데다 10여년의 무대경험까지 갖고 있어 작품에 무게를 더한 것도 이유이기는 하지만 임신 7개월의 부른 배를 안고있었으니.  그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1탄부터 참여해온데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의 현실적 상황을 고려해 대본까지 수정했기 때문에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전승놀이를 응용한 "우리의" 뮤지컬이라는 점에서 애착이 많아요. 우리가 가발을 쓰고 서양의 이야기를 본뜨봐야 얼마나 진실을 전달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임산부로서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오히려 "이 작품을 통해 태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이 절망적이긴 하지만 희망을 잃지 말아야한다는 이 작품의 주제가 곧 아이에게 엄마로서 전해주고 말이기 때문에 제대로된 태교를 하고 있는 셈이죠. 그 대신 병원에 열심히 다니며 건강체크를 하고 연습이 없을 때 충분히 쉬죠."  이 작품에서는 송씨의 임신사실이 극적 상황으로 표현돼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배우들과 대표와의 갈등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동료배우는 "임신 7개월에 4작품, 너무한 거 아니냐"고 항변하고 대표는 "오히려 출산일에 맞추어 마지막 공연을 올리면 화젯거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맞서며 임신한 배우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한다. 물론 이는 대본 속의 일일뿐, 실제로는 심하게 뛰는 장면에서는 빠지고 그를 위해 대본을 상당부분 고치는 등 그를 위한 배려가 많다.  대사 내용에서 말했듯이 그는 임신하고 벌써 4작품째 하고 있다. 임신인 줄 모르는상태에서 〈무궁화"〉 3탄을 했고 3개월째 〈고도를 기다리며〉, 5개월째 〈헤이룽강에 대한 감시〉, 다시 〈무궁화"〉 4탄으로 무대에 올랐다. 또 오는 27일부터 시작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의 연출도 맡고 있다.  남편이나 가족들의 반대가 없느냐고 묻자 "남편은 물론이고 함께 사는 시어머니가특히 많이 도와주어서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고마워했다.  송시내씨는 고3때 연극에 매료돼 직장을 다니며 연기활동을 계속했다. 25세 때 "모진마음 먹고" 서울예전에 진학했고 졸업 후 울산에서 줄곧 연극무대를 지키고 있다. 첫 아이 출산전후 3년여간 활동이 주춤했을 뿐, 배우로서, 연출로서, 연기강사로서 제몫을 다하고 있다. 정명숙기자 jm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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