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등 ‘언론탄압’ 반발…“근거없는 혐의…항소할 것”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터키 법원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기사로 테러단체 선전 활동을 했다며 2년1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이날 전했다.

터키 법원은 이날 궐석재판에서 터키와 핀란드 이중국적자인 WSJ 기자 아일라 알바이라크가 지난 2015년 터키 정부군과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 간의 충돌을 다룬 기사로 터키 테러방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면서 이같이 선고했다.

선고 당시 알바이라크는 뉴욕에 있었으며, 이번 판결에 대해 항소할 예정이다.

터키 법원이 문제 삼은 기사는 터키 당국이 불법 테러단체로 규정한 PKK와 연계된 무장세력이 터키 국경 인근 도시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터키 남동부를 장악했다고 선언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알바이라크와 WSJ은 터키 정부의 언론 탄압을 비판하며 즉각 반발했다.

WSJ 편집국장인 제라드 베이커는 성명에서 “이것은 근거 없는 혐의이자 균형 잡힌 WSJ 보도를 부당하게 지목한 대단히 부적절한 유죄선고”면서 “그 기사의 유일한 목적은 터키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객관적이고 독자적인 보도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알바이라크는 “이번 결정은 터키 당국이 남서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전이 보도되는 것을 얼마나 원하지 않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또 국제적 매체도 현재 진행 중인 터키 내 언론 탄압에서 예외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판결은 터키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 탄압 과정에서 나온 또 하나의 새로운 조치라고 부연했다.

터키는 ‘세계 최대의 언론인 감옥’으로 불릴 만큼 언론 탄압이 극심하다.

언론자유 감시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의 올해 언론자유지수에서는 180개 나라 중 155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쿠데타 시도 이후 터키 당국의 언론 탄압은 더욱 심해졌다.

언론자유 감시 웹사이트 P24에 따르면 터키에서 투옥된 언론인은 164명에 이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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