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형을 금지하도록 교리를 바꾸자는 의사를 밝혔다고 미국 CNN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에 따르면 교황은 가톨릭 교리문답서 발간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바티칸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사람을 사형에 처하는 것이 비인간적 조치라는 점이 반드시 강력하게 서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리문답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재임하던 때 내놓은 공식 교리 지침서다.

문답서는 “범죄자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례가 실제로 없는 것은 아니더라도 매우 드물다”며 사형제를 용인하고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등 전임 교황들도 사형에 반대했으나 공식 교리에 명기하자고 제안한 건 프란치스코 교황이 처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미국 의회 연설에서도 사형제를 폐지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모든 생명이 성스럽고 모든 인간이 빼앗길 수 없는 존엄성을 타고난 까닭에 나는 사형제 폐지가 최선의 길이고,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사회복귀 훈련이 유일하게 사회에 유리한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형제 폐지론이 다시 강조되자 가톨릭 내 보혁갈등 또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로스 도댓은 이번 발언으로 가톨릭의 보수적 이념에 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종전에 교회에서 배척받던 동성애자, 일부 이혼자에게 포용적 태도를 보여 보수파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작년 설문결과를 보면 미국 내에서는 가톨릭 신자 가운데 사형제를 지지하는 이들이 43%, 반대하는 이들이 46%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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