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잉원 총통(좌)과 APEC 특사로 임명된 쑹추위 친민당 주석(우).

대만 정부가 내달 베트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쑹추위(宋楚瑜·75) 친민당 주석을 특사로 파견키로 했다.

12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달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특사로 쑹 주석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중도우파 성향의 친민당 쑹 주석은 지난해 페루에서 열린 APEC 회의에 대만 대표로 참가한 바 있다.

대만은 지난 1991년 중국, 홍콩, 한국의 지원으로 APEC에 가입했다.

그러나 대만과 홍콩은 국가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며 정상이 아닌 각료급 인사가 참여하도록 돼 있다.

차이 총통은 “정치적 문제로 총통이 직접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는 없지만 특사 파견을 통해 대만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한다”며 “대만이 역내 협력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쑹 주석의 특사 재임명은 민진당 인사를 기피하는 중국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차이잉원 대만 친민당 총통.

친중 성향을 지닌 쑹 주석은 지난해 APEC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회동하는 등 모두 세 차례 만났다.

경색된 양안관계를 누그러뜨릴 적절한 인물이라는 평이 나온다.

이에 따라 쑹 주석과 시 주석이 APEC에서 다시 회동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APEC에서 중국과 선의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APEC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공헌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요 국제무대에 정당을 초월해 대표단을 꾸린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특사 재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대만의 APEC 회의 대표단에는 천룽진(沈榮津) 경제부장(장관), 천메이링(陳美伶) 국가발전위원회 주임, 린량룽(林良蓉) 국가안전회 자문위원 등이 합류한다.

차이 총통은 대표단에 대만이 추진중인 ‘신남향정책’이 APEC 취지에 부합하고 지역개발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해달라고 주문했다.

신남향정책은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남아시아 6개국, 호주, 뉴질랜드 등 18개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외교 정책으로 최근 양안관계가 틀어지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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