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신대 신학대학 재학생 33명이 총장 재선출을 요구하며 13일 자퇴서를 제출했다.

총장 재선출을 요구하며 학내에서 무기한 농성 중인 한신대학교 재학생들이 교단의 총장 인준에 반발해 집단 자퇴서를 제출했다.

한신대 신학대학 소속 학생 33명은 13일 학과 사무실에 자퇴서를 일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신대 학교법인 이사회는 지난달 12일 제7대 총장에 연규홍(57) 신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같은 달 21일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는 연 교수의 총장 인준을 가결했다.

교단에 소속된 신학대학인 한신대는 이사회가 총장을 선출하더라도 기장이 인준해야 취임할 수 있다.

이날 자퇴서를 제출한 신학대학 재학생들은 “학교법인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의 의견 수렴 없이 밀실회의로 총장을 선출했다”라며 “연 총장은 자신을 향한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는 등 총장직에 부적합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년간 학생들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한 총장 선출‘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이사회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왔다”라면서 “학내에서조차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 집단 자퇴에 뜻을 모았다”라고 설명했다.

▲ 한신대 신학대학 재학생 33명이 총장 재선출을 요구하며 13일 자퇴서를 제출했다.

총장 선출 과정을 둘러싼 학생들과 이사회 간 갈등은 채수일 전임 총장이 서울의 한 교회 담임 목사로 선정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돌연 사퇴하면서 불거졌다.

지난해 3월 31일 이사회가 강성영 신학부 교수를 신임 총장으로 선출하자 학생들은 “총장 후보자에 대한 재학생 전체 투표를 거치고 그 결과를 이사회 측에 전달했으나, 이와 무관하게 독단적으로 총장이 선출됐다”라며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그해 9월 열린 기장 총회에서 강 총장서리에 대한 인준이 거부되고 나서야 학생들은 농성을 풀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낸 자퇴서는 학과장이 결제하면 학사지원팀에서 다시 심사를 거쳐 최종 수리하게 돼 있는데, 우선 학과에서 자퇴서를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학교법인 측은 “연 총장이 기장으로부터 인준을 받았기 때문에 총장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는 총장 재선출을 요구하며 지난달 13일부터 학내에 천막을 설치하는 한편 본관 총장실을 가로막고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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