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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인질외교에 ‘질린’ 말레이 “평양에 대사 파견 않겠다”“말레이-北관계의 모든 문제는 주중 대사관서 다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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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3  17:4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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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 사진은 그가 지난 7월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말레이의 북한 원자재·제품 수입 6∼7월에 ‘제로’ 수준


김정남 암살 사건 때 북한의 ‘인질외교’에 곤욕을 치른 말레이시아가 평양에 대사를 주재시키지 않기로 했다.

13일 뉴스트레이츠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말레이시아 사라왁 대학(UNIMAS)에서 열린 외교 정책 관련 대담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아니파 장관은 “우리 외무부는 베이징의 중국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이 북한을 담당해야 한다는 권고 보고서를 (내각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말레이시아와 북한 관계의 모든 문제는 주중대사관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평양에 대사를 주재시키지 않기로 한 말레이시아 정부의 결정에 따른 조치라고 아니파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할 수도, 단절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 지난 3월 31일 북한에 억류돼 있다가 풀려난 주북한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 등 말레이시아 국적자들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지난 3월 말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넘기고 북한인 암살 용의자들의 출국을 허용하면서 양국 관계가 정상화됐다고 선언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는 발언이다.

말레이시아는 1973년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전통적 우호국이었지만, 올해 2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VX신경작용제로 암살된 것을 계기로 북한과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다.

말레이시아는 북한 국적자들이 용의자로 지목되자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파기하고 당시 말레이 주재 강 철 북한대사를 추방했다.

이에 북한은 자국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를 ‘맞추방’한 데 이어 주북 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과 그 가족 등의 출국을 금지해 인질로 삼는 행태를 보였다.

단교 직전까지 치달았던 양국 관계는 말레이시아가 김정남의 시신과 북한인 암살 용의자의 신병을 북한에 넘기면서 일단 봉합됐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국내에선 자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했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저자세 외교’라는 비난이 일었고, 양측은 추방된 대사의 후임을 파견하지 않는 등 이후로도 불편한 관계를 보여왔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지난달 2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이유로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무기한 금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 당국자와 말레이시아 통계청 자료를 인용해 말레이시아의 북한 제품 수입이 최근 전면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1∼5월 북한으로부터 2060만 링깃(약 55억 원) 상당의 원자재와 제품을 수입했으나, 6∼7월 수입 내역이 전혀 없다.

다만, 6∼7월 440만 링깃(약 12억 원) 상당의 말레이시아산 팜유와 식료품, 의료용품 등을 북한에 수출했다.

   
▲ 지난 9월 12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백악관에서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말레이시아는 더는 북한과 사업을 하지 않으며, 우리는 이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동남아 첩보조직의 핵심 거점이란 의혹을 받아왔다.

북한 공작원들은 현지인과 합작으로 업체를 세우고 임원이나 주주 등 직위를 차지한 뒤 금수물자 거래와 자금세탁 등 불법 활동을 자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공식적인 무역도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2012년 1183 링깃(약 31만 원)에 불과했던 북한산 물품 수입량이 2016년 820만 링깃(약 22억 원)까지 늘었다.

이와 관련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8월초 말레이시아를 방문해 대북제재의 철저한 이행과 말레이시아 내 북한 기업 폐쇄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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