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우 감독 "준PO서는 투구 불가능…PO 진출하면 상황 봐야"

▲ 레일리 /연합뉴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29)는 지금도 지난 9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 사고 순간을 떠올리면 아찔하다.

5차전을 하루 앞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레일리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었다"며 "흔히 발생하는 사고가 아니라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레일리는 호투를 이어가던 중 1-0으로 앞선 6회 초 NC 다이노스 선두타자 나성범을 2루수 땅볼 처리했는데, 나성범의 방망이가 부러지면서 나온 파편이 레일리 왼쪽 발목을 가격했다.

그의 유니폼 바지는 금세 피로 물들었다. 5⅓이닝을 4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레일리는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고, 상처 부위를 세 바늘 꿰맸다.

롯데는 2차전에서 레일리의 호투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고, 2승 2패로 15일 5차전을 치르게 됐다.

5차전에서 패하면 올 시즌을 완전히 접게 되지만, 레일리는 선발은 물론이고 중간계투로도 마운드 위에 설 수 없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다치고 나서 아직 공을 한 번도 안 던졌다"며 "게다가 투수는 번트 수비도 하면서 뛰어다녀야 하니 내일은 등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물론 롯데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두산과 경기에서는 등판할 수도 있다.

레일리는 "투수코치와 잘 상의해서 등판 시기를 결정하겠지만, 일단 내일 반드시 승리해야 그런 논의 자체가 있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레일리는 2015년부터 3년째 롯데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다. KBO리그 가을야구는 이번이 첫 경험이다.

그는 정규시즌에서 13승 7패, 평균자책점 3.80의 우수한 성적을 거둬 롯데의 5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롯데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레일리에게 큰 즐거움이다.

그는 "사직의 응원 열기는 정말 최고다. 정규시즌에도 놀랄 때가 있었는데, 포스트시즌이 되니 정말 대단하다"며 "이런 열광적인 관중 앞에서 또 던질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5차전에서 이겨야만 가능한 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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