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껍데기만 통합, 득 될 거 없어” 통합파 비판

▲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정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 주호영 원내대표와 하태경 의원 등이 자리를 찾아 앉고 있다.

바른정당 내 통합파와 자강파의 내홍이 격화하고 있다.

바른정당 지도부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보란 듯 공개 설전을 벌였다.

자강파인 진수희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국정감사는 야당의 무대인데 유감스럽게도 국민은 바른정당이 언제 깨질 것인가에만 관심을 가지는 기가 막힌 상황”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한 달 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무산시키고 조기 전당대회를 하자고 주도한 그분들이 (자유한국당과의) 합당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는 데 대해 정말 유감스럽다”고 당내 통합파를 겨냥했다.

진 최고위원은 나아가 “(통합파들은) 11월 조기 전대를 하기로 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사과를 한 후에 통합 논의를 하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회의를 주재한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금 국감대책회의를 하고 있는데 뭐하는 거냐”며 언성을 높였다.

통합파로 분류되는 주 권한대행은 “제가 지금까지 참아왔는데 11월 조기 전대를 누가 주장했다는 것이냐. 제가 내년 1월 중순에 (전대를) 하자고 했을 때 당겨서 하자고 한 게 누구냐”고 반박했다.

이에 진 최고위원은 “껍데기만 통합이지 내용은 득이 될 게 없는 통합 논의를 왜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진정한 보수 통합을 원한다면 한국당으로 하여금 강력한 혁신을 하도록 밖에서 촉구하는 것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두 사람의 언쟁은 확산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바른정당이 분당하면 공멸하는 것이고, 보수 분열이 고착화된다”며 통합을 서두르지 말 것을 주장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말자”고 중재에 나섰다.

남 지사는 “보수를 개혁하고 대한민국을 올바른 길로 가게 하자는 게 바른정당 창당 정신인데, 서로 입장이 바뀌어 욕하고 상처 주는 말을 한다면 국민은 바른정당에 아무런 희망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진 비공개회의에서 주 권한대행 역시 “통합파든 자강파든 최대한 힘을 합쳐야 한다”며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말을 자제하고 상대의 뜻을 이해하는 노력과 시간을 갖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바른정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보수대통합 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 문제를 다룰 예정이었으나, 절차상 문제 및 통추위 성격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안건 상정 자체를 하지 않았다.

통합파인 황영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상황을 지켜보면서 통합과 관련한 논의를 숙성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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