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첨단 3D프린팅 접목-울산 신성장동력으로]
1) 3D프린팅을 새로운 산업으로 만든 미국

▲ 미국 콜럼버스 EWI 본원에서 연구원들이 초음파 3D프린터인 Fabricsonic을 이용해 적층제조를 하는 과정을 본사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美, 세계 3D프린터 시장 점유율 1위
3D프린팅 상용화 연구기관인 EWI 보유
재료 접합·성형 기술분야서 독보적
핵심기술 기업 이전해주는 비영리단체

EWI, 산학연의 모범적 사례
전미 유일 접합공학과 있는 OSU에 둥지
학과와 장비 공유…졸업후 취직하기도

美, 제조업 부흥 기술로 채택
2013년부터 ‘제조업 파트너십 2.0’ 구축
전통 제조업 쇠퇴로 침체됐던 버팔로市
전자빔·레이저 기술·장비 갖춘 첨단도시로

조선과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오래전부터 성장 정체 및 침체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제1의 산업도시 울산은 도시의 지속과 영속성을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절실하다. 중후장대(重厚長大)형 제조업 중심의 울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산업인 3D프린팅산업은 새로운 먹거리이자 신성장동력산업으로 꼽힌다. 세계적 3D프린팅 연구기관인 EWI 코리아 분원 유치와 정부의 국립 3D프린팅연구원 설립 공약 등의 호재도 3D프린팅산업 육성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본보는 제조업과 첨단 3D프린팅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방안을 미국과 국내 타 도시 등의 사례 등을 통해 모색해보는 시리즈를 5회에 걸쳐 연재한다.

◇EWI 중심 기업들 3D프린팅 상용화 활발

제조업의 혁명이라 불리는 3D프린팅산업은 2013~2015년까지 연평균 31.5%의 급속한 성장을 기록했고 지금도 20% 이상의 높은 성장을 보이는 시장으로, 수년전부터 글로벌기업들과 선진국들이 앞다퉈 뛰어들며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중에서도 미국은 전 세계 3D프린터 시장 점유율이 4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3D프린팅 관련 전체 특허출원의 33.5%를 차지할 만큼 3D프린팅산업에 있어 선도적이고 독보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다. 이 같은 미국 3D프린팅산업의 성장과 발전의 한 축에는 미국 최대 3D프린팅 상용화 연구기관인 EWI(Edison Welding Institute, 에디슨접합연구소)가 있다.

지난달 중순 찾은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EWI 본원(Headquarters)은 오하이오주립대(OSU) 웨스트캠퍼스 내 위치해 있었다. 대학교 연구실 같은 아담하고 깨끗한 1층짜리 건물의 내부는 외부와 달리 3D프린팅 관련 크고 작은 각종 기기와 실험장비, 재료들로 꽉 채워져 있었고, 직원들은 자신들이 맡은 연구개발 및 실험에 한창이었다. 하지만 일부 실험공간에 대해서는 두꺼운 플라스틱 칸막이로 철저하게 가려져 볼 수 없도록 했다. 이들은 기업의 의뢰로 개발이 거의 다 끝나가는 상용화 전 단계의 프로젝트들이다.

스티브 레베스크 EWI 본원 운영책임자는 “EWI는 시설과 장비를 갖추고 고객이 원하는 기술에 대해 공동 연구개발은 물론 기술적 조언과 라이브러리(Library, 표준화된 프로그램) 서비스, 데이터베이스 공유 등을 한다”며 “완성된 고객(기업) 제품(기술)에 대해서는 직원들간에도 철저히 보안을 유지한다” 말했다.

▲ 미국 콜럼버스 EWI 본원에서 연구원들이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美 쇠퇴 제조업 3D프린팅 기술로 부흥

3D프린팅의 핵심 기술인 재료 접합 및 성형 기술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이 곳은 멤버십을 체결한 기업(총 300개)들이 요구하는 기술을 공동연구·개발해 이를 해당 회사에 이전해주는 역할을 한다.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기본적인 연구개발비 외에 별도의 수수료나 로열티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 내 많은 중소기업들이 EWI와 멤버십을 체결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기술을 의뢰해 상용화를 활발히 하고 있다.

EWI가 OSU에 자리를 잡은 것은 이 대학에 전미에서 유일하게 접합(용접)공학과(Welding Engineering Dept.)가 있기 때문이다. 3D프린팅과 접합공학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OSU 접합공학과 학생들은 EWI의 일부 실험장비를 공유하며 실습한다. 이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 중 일부는 EWI에 취직해 커리어를 이어나간다. 기업체와 연구기관, 대학이 삼위일체가 된 산학연의 가장 모범적 사례인 셈이다.

EWI는 콜럼버스 본원(접합, 성형)외 버팔로(적층제조, 고급자동화), 콜로라도(품질시스템 및 측정)에도 분원(기술센터)을 두고 있다. 특히 버팔로 분원에서는 전자빔과 레이저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과 첨단 장비들을 갖추고 지역 제조업체들의 재도약과 부흥을 돕고 있다. 실제 버팔로시는 미국의 러스트벨트(Rust Belt)에 포함돼 전통 제조업의 쇠퇴로 생산인구가 빠져나가는 등 도시가 한 때 크게 침체됐으나 최근 몇 년새 부활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13년 오바마 정부 시절 발표한 ‘첨단 제조업 파트너십 2.0’에서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10개 핵심 제조 기술 중 하나로 3D프린팅 기술을 선정하고 10억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3D프린팅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글=차형석기자 stevecha@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EWI 코리아 분원 유치는 울산 관련산업 발전 기회”
EWI 스티브 레베스크 운영책임자

“EWI 코리아 분원 유치는 울산으로서는 3D프린팅산업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스티브 레베스크 EWI 콜럼버스 본원 운영책임자는 울산시의 EWI 코리아 분원 유치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밝히며 울산지역 3D프린팅산업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울산시는 지난 6월 EWI와 EWI 코리아 분원을 울산에 유치하기로 협약을 체결했다.

그는 “울산의 산업 구조를 볼때 당장 자동차산업의 경우 프로토타입(시제품) 제작이나 툴링(세공) 등의 분야가 AM(Additive Manufacturing, 적층제조, 3D프린팅의 다른 말)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며 “또 조선과 정유·화학산업의 경우 리페어(보수) 쪽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AM은 현재까지 의료와 우주항공산업쪽에 적용 분야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울산시에서도 3D프린팅산업을 육성하고자 한다면 의료와 항공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3D프린팅산업이 전도유망한 산업인 것만은 확실하나 한 도시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만큼 전부가 될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분명한 것은 EWI 분원 유치가 울산의 3D프린팅산업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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