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호찌민-경주문화엑스포 2017은
문화·경제 결합된 경제엑스포로 개최
양국간 성숙한 파트너십의 새 장 모색

▲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전 언론인

지난 2013년 인류문화의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490만명이 관람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이스탄불 시민 절반이 체험하고 공감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덕분에 한국과 터키는 6·25이후 형제국가라는 역사적 호감이 구체적으로 현재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후 한국 건설업체가 이스탄불에서 일본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한국 휴대폰의 터기에서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진데 대해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후광효과가 컸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추진하는 세 번째 해외행사인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달 11일 개막하는 이번 해외엑스포는 앞서 개최한 앙코르와트와 이스탄불과는 의미와 차원이 또 다르다. 무엇보다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은 시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아주 절실한 상황에서 펼쳐진다. 어느 때보다 경제적 성격이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이로 인한 실리적 효과가 크게 기대되고 있다.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한국은 경제, 문화, 관광 등 전 분야에 걸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렇다.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의 수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년 만에 10%대가 무너졌다. 자국 산업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드라이브와 사드보복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자동차, 휴대전화 같은 한국의 수출 효자 품목들이 중국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경제에 중국의 대안은 동남아시아뿐이다. 지난달 말 정부는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협력을 총괄하는 ‘아세안 범정부 TF’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연내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런 절박한 시점에 동남아의 선도국가인 베트남에서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를 개최하는 것은 인구 6억4000만의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관문을 통과하는 축제인 셈이다.

베트남은 최근 10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6%대, 주가상승률은 7.5%에 달하는 고도성장국이다. 베트남은 또 중국, 미국에 이어 한국의 3대 교역국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규모 프로젝트 증가에 따른 동반투자의 증가로 베트남 외국인 투자 1위 국가가 한국이다. 우리 지자체와 기업들이 앞 다투어 베트남에 진출하고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엑스포를 문화와 경제가 결합된 경제엑스포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제엑스포를 위해 한·베 경제교류확대 국제포럼, 한·베 비즈니스 콘퍼런스 및 수출상담회, 우수상품관, 뷰티관, 농식품 홍보관 등이 마련되는 경제바자르와 한류우수상품전, 무역사절단 파견, 국제전시박람회 참가, 청년창업기업제품 해외 판로개척 지원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게 된다.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현장에서 문화와 결합된 비즈니스의 새장이 열리게 될 것이다. 기존 경제 중심의 상호발전 관계에다 문화를 통한 공감과 신뢰구축을 더하면 한·베 관계는 성숙한 ‘파트너 관계’로 미래를 함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영국, 독일·프랑스처럼 경제와 문화가 함께 나아가는 두 나라 관계가 이룩되면 외교안보측면에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당장 내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을 시작한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관광객들이 경주를, 코리아를 더 많이 찾게 될 것이다. 베트남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어느 때 보다 경제효과를 크게 거두는 ‘되로 주고 말로 받는’ 문화외교의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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