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능올림픽 화훼장식 이건호 선수

“반대하던 아버지도 이젠 든든한 지원군

이번에 금메달 따서 목에 걸어드리고파”

▲ 울산공업고등학교 출신 이건호(20)씨가 화훼장식 직종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리고 있는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10월14~19일)에 출전중인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단장 박순환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직무대행) 선수들 중 여성의 주 무대였던 종목에 도전한 남자 선수들이 눈에 띈다.

그 주인공 중 한명은 울산공업고등학교 출신으로 화훼장식 직종에 참가한 이건호(20) 선수.

화훼장식은 각종 행사나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꽃다발과 신부장식, 어렌지먼트 등의 화훼장식물을 절화나 식물 등의 소재를 활용해 조형원리에 맞춰 제작, 설치하는 직종이다.

이 선수는 우연한 기회에 화훼장식을 접한 케이스다. 고등학생 때 화학과에 다녔던 이 선수는 당시 지방기능경기대회가 학교에서 열렸고, 선생님의 추천으로 화훼장식 직종의 관리요원을 하게 되면서 화훼장식의 매력에 빠졌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화훼장식으로 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게 된 이 선수는 처음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 선수는 “화학과로 진학했던 아들이 갑자기 화훼장식을 한다고 하니 아버지께서 많이 당황해 하셨다”며 “‘남자가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대학에 진학하는게 오히려 낫지 않겠느냐’며 처음에는 저를 설득시키려고 하셨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 선수는 아버지에게 실력으로 인정받자는 생각에 오히려 더욱 열심히 준비했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늦게 출전한 첫 전국대회에서 5위를 차지하고 1년 뒤 전국대회에서도 입상하는 등 아버지의 인정을 받게 됐고, 지금은 든든한 지원 속에 세계대회에서 실력을 겨루고 있다.

이 선수는 “지금까지 믿고 응원해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이번 대회에서 꼭 금메달을 따 아버지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외에 헤어디자인 종목의 김근택(22) 선수와 의상디자인 종목의 문상의(19) 선수도 금남의 벽을 허무는 도전에 나선다.

68개국 12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고 있는 이번 대회에 우리나라는 모바일로보틱스 등 42개 직종에 46명의 선수가 출전하고 있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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