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감성돔·삼치철 맞아

쓰레기 투기·불법주차 만연

출입금지 안전펜스 넘고

보호장비도 없어 위험천만

▲ 16일 오전 울산시 동구 방어진항 남방파제에서 낚시꾼들이 아슬아슬하게 테트라포드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울산 동구 방어진항 남방파제 등의 해안가가 몰려드는 가을철 낚시꾼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문제는 물론이고 보호장비 착용 등 기본적인 낚시 에티켓을 지키지 않아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등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만연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오전 방어진항 남방파제 일대는 제철을 맞은 감성돔, 삼치 등을 낚기 위한 낚시꾼들로 북적였다. 50여명의 낚시꾼들이 저마다 방파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낚시 명소와 좋은 포인트를 찾기 위해 안전펜스가 전혀 없는 방파제 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낚시꾼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혹시나 발을 살짝 헛디디거나 균형을 잃는 경우에는 곧바로 추락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남방파제 일대를 둘러보니 ‘낚시 금지·출입 통제 경고문’과 방파제를 넘지 못하도록 50~60㎝ 높이의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낚시꾼들은 자유롭게 방파제를 넘어다녔다.

울산해경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방파제·갯바위 등 해안가에서 발생한 각종 추락사고는 지난 2013년 6건, 2014년 4건, 2015년 14건, 2016년 12건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도 4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매년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안전사고와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방파제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할 경우 구급차량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날 남방파제 인근 도로변부터 남방파제 공유수면에는 낚시꾼들의 불법주차 차량과 오토바이가 곳곳에 자리잡았다.

남방파제 입구에는 낚시꾼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오토바이가 점령했다. 직접 걸어가보니 입구부터 등대가 위치한 곳까지는 도보로 약 15~20분 가량이 걸려 추락사고 발생시 소방과 해경 등이 구조활동을 펼치기가 여의치 않아 보였다.

낚시꾼 오토바이는 슬도에서도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다. ‘오토바이 주행은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니 20㎞ 이하로 서행하라’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지만, 실제로 이를 지키는 사람은 드물었다.

낚시 5년차인 김모(30)씨는 “‘나 하나 편하자’는 생각과 일부 사람들의 안전불감증 때문에 낚시할 곳이 점차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해경에 따르면 현재 울산지역에서 낚시꾼들의 출입통제장소로 지정된 곳은 울주군 중앙방파제, 범월갑방파제, 동구 대왕암공원 갯바위 등 총 3곳이다. 이 3곳을 제외하고는 낚시꾼들이 방파제 등을 출입해도 법적으로 단속하거나 규제할만한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행정기관이 무턱대고 방파제 등을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하기에는 낚시꾼들의 반발 등이 우려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해경 측은 설명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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