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탄테러로 초토화한 소말리아 모가디슈.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역사상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시내 번화가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일어난 연쇄 폭탄 공격으로 지금까지 사망자 수가 300명을 넘은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소행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알샤바브는 공개적으로 16일 오전까지 자신들이 이 공격을 저질렀다고 공개 발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소말리아 정부는 이미 알샤바브를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한 상태다.

소말리아에서 최근 몇년간 끊임없이 발생한 거의 모든 폭탄·총기 테러가 알샤바브와 연계된 탓에 주요 외신도 사실상 알샤바브의 소행으로 단정 짓고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알샤바브가 국제사회의 시선을 끌 만한 대형 테러를 감행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이와 관련, AP통신은 이날 분석기사에서 “알샤바브가 테러리즘에 주목하는 국제사회에 보내는 강력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AP통신은 또 이번 폭탄 공격이 최근 몇 달간 미군과 소말리아 정부가 무인기를 이용한 소말리아 내 공습의 부작용을 노출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도 이번 모가디슈 공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 소말리아에서 얄샤바브 격퇴 전이 다시 추진되는 시기에 발생한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알샤바브에 대한 미군의 무인기 공습이 계속되자 그 조직이 소말리아 민간인을 대상으로 보복 공격을 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 미군 아프리카 사령부는 올해 들어 알샤바브를 겨냥해 무인기 공습을 여러 차례 감행했다.

미군은 이러한 공습으로 알샤바브 조직원들을 제거했다고 발표까지 했다.

미군의 소말리아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대테러 임무 수행을 위한 군사 작전을 승인한 이후 이뤄졌다.

미국은 수년째 소말리아에 자국군 병력을 파견했으며 현재 50여 명의 미군이 현지에 주둔 중이다.

아프리카에서 미군의 주요 공습 목표물이 된 알샤바브는 애초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주의 무장조직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잔혹한 단체 중 하나로 꼽혔다.

지금은 알샤바브 대원 일부는 알카에다 조직에, 다른 일부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샤바브는 한때 소말리아 중앙 정부의 무능을 틈타 모가디슈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아프리카연합(AU)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은 소말리아 정부군의 공세로 주요 도시에서 퇴각했다.

이후 소말리아 남부와 중부 지역에서 정부군과 경찰을 겨냥해 폭탄·총기 테러를 일삼아 왔다.

인구 약 1200만 명의 소말리아는 수년째 이어진 알샤바브의 테러는 물론 기근과 가뭄, 정국 불안 등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꼽히며 국민 대다수도 궁핍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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