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킹 공격 이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영국 TV 드라마 제작 계획이 보류됐다고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영국 채널4는 지난 2014년 8월 북한에 포로로 잡힌 영국의 핵 과학자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시리즈 ‘오보지트 넘버’(Opposite Number)의 제작 계획을 발표했다.

각본은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른 작가가 맡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표 직후 이 드라마의 제작사 매머드 스크린은 연달아 컴퓨터 해킹 공격을 당했으며, 제작비를 마련하지 못한 채 결국 프로젝트를 중단해야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며 북한이 해킹을 시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채널4가 북한 해커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고 봤으나, BBC는 그 대상이 제작사 매머드 스크린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채널4가 이 드라마 제작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격한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북한은 “중상모략을 꾸미는 소극(笑劇)”이라며 영국 정부에 양국의 관계를 해치지 않으려면 제작 계획을 철회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온라인 배포. 사진은 소니가 자체적으로 만든 배포사이트의 모습.

당시 공격으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북한 해커들이 영국 드라마 제작사의 시스템에 접근했다는 사실은 영국 정부에 경고음을 울렸다.

BBC는 영국 정보당국이 이번 공격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2014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희화화한 영화 ‘인터뷰’ 제작사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전력이 있다.

당시 북한이 심은 악성 코드는 이 회사 랩톱과 컴퓨터의 70%를 파괴해 직원들은 종이와 전화로만 업무를 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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