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목간학회 19∼20일 학술회의

▲ 월성 해자에서 나온 목간.

신라의 천년 왕성인 경북 경주 월성(月城) 해자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묵서(墨書) 목간 7점이 나왔다.

이 가운데 한 목간에서는 법흥왕 13년(526) 혹은 진평왕 8년(586)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병오년’(丙午年)이라는 글자가 확인됐다.

또 다른 목간에는 ‘문인’(文人), ‘주공’(周公)과 관직명으로 보이는 ‘전중대등’(典中大等) 글자가 기록돼 있었다.

전경효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전문위원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와 한국목간학회가 19일부터 이틀간 경주 힐튼호텔에서 개최하는 학술회의에서 새롭게 출토된 월성 해자 목간의 내용에 대해 발표한다.

17일 공개된 발표문에 따르면 전 전문위원은 목간에는 당대의 사회상이 담겨 있다면서 “’문인‘과 ’주공‘이라는 글자를 보면 6세기 무렵 신라에서 유학이 확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인은 글을 짓거나 쓰는 사람, 학문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며 “6세기 중반 신라에는 문인이나 문사(文士)로 불리면서 학문적인 능력을 갖춘 집단이 있었고, 이들은 역사서를 편찬하거나 문서를 작성하는 데 동원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주공에 대해서는 “중국 고대 국가인 주나라 무왕의 동생으로 유학자들이 성인으로 받드는 인물”이라며 유학과 관련된 단어라고 설명했다.

전 전문위원은 “전중대등은 삼국사기에는 없는 새로운 관직명으로, 기존에 월성 해자에서 나온 목간에 있는 글자 ’전태등‘(典太等)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동아시아 고대 도성의 축조의례와 월성 해자 목간’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최근에 출토된 목간 외에도 1985년 이후 월성에서 나온 묵서 목간 25점에 대한 발표도 진행된다.

박성현 계명대 교수는 월성 목간으로 본 신라의 왕경과 지방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백두현 경북대 교수는 월성 목간에 나오는 이두 자료에 관해 설명한다.

또 양화(楊華) 중국 우한(武漢)대 교수는 중국에서 성을 지을 때 행해진 의례에 대해 소개하고, 왕지가오(王志高) 난징(南京)사범대 교수는 난징 서남쪽에서 발굴된 고대 간독(簡牘·글씨가 새겨진 대나무 조각)의 내용을 소개한다.

와타나베 아키히로(渡邊晃宏) 일본 나라(奈良)문화재연구소 부소장은 월성 해자 목간과 일본 목간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월성 해자 목간은 월성의 축조 시기와 방법에 대한 정보가 남아 있는 중요한 자료”라며 “학술회의를 계기로 목간 연구와 분석을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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