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18차 당대회 축전보다 내용 짧아져…‘당대당교류 유지’는 보여줘

▲ 지난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에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 간의 회담 모습.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가 18일 개막하는 중국의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 대회)에 축전을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노동당 중앙위는 이날 축전에서 “중국 공산당 제19차 대회를 열렬히 축하하며 귀 당의 전체 당원들과 중국 인민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낸다”고 밝혔다.

노동당 중앙위는 “중국 인민은 지난 기간 중국 공산당의 정확한 영도 밑에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 위업 수행에서 커다란 전진을 이룩하였으며 우리는 이를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대회가 원만한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중국에 보낸 축전을 공식매체를 통해 공개한 것은 지난해 6월 30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 공산당 창건 95주년을 맞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축전이 마지막이다.

노동당 중앙위는 시진핑이 이끄는 중국의 5세대 지도부가 출범했던 지난 2012년 제18차 당 대회 때도 축전을 보냈다.

18차 당 대회 당시 북한의 축전은 800여 자 분량으로 “전통적인 조중 친선을 수호하고 대를 이어 변함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가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는 내용 등을 담았다.

반면 시진핑 집권 2기의 시작인 이번 당 대회 축전은 분량이 3문장에 그쳤고 ‘북중 친선’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후진타오(胡錦濤) 2기 출범을 알린 2007년 제17차 중국 당 대회 당시 북한 축전에 ‘전통적인 조중친선이 앞으로도 두 당, 두 나라 인민의 염원과 이익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되리라는 확신’이라는 표현이 담겼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 시진핑 집권 2기의 시작을 알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개막 전날인 17일 퉈전(탁<又대신尺들어간度>震) 19차 당대회 대변인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9차 당대회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런 내용 변화는 북한의 핵 개발과 이에 대응한 중국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동참으로 북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도 냉각된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번 축전을 1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2면 오른쪽 맨 하단에 배치했는데 2012년에는 2면 상단에 배치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중국 당 대회에 축전을 보낸 사실 자체는 중국과 당대당 교류를 통한 전통적 관계는 여전히 밑바탕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북중관계가 아무리 냉각기라고 해도 북한은 중국과 관계를 단절할 의도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당 대회가 마무리되면 공산당 대표단을 각국에 보내 결정사항을 통보하고 설명하는 절차는 밟는다는 점에서 고위급 당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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