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품질조작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고베제강 도쿄본사의 11일 오전 모습.

고질적인 품질데이터 조작 파문에 휩싸인 일본 고베제강이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18일 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신용평가회사 JCR은 고베제강의 장기발행채권 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태의 여파로 실적 악화를 우려해서다.

JCR은 고베제강 발행 채권이 현재는 채무이행 가능성이 높다는 ‘A’ 등급이지만, 신용력 하락이 현실화되면 앞으로 다가오는 회사채 만기연장 등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고베제강은 17일 도쿄도내에서 수십 개 거래은행을 상대로 설명회를 열었다.

알루미늄·구리제품 등의 품질조작이 발각된 뒤에 채권은행단을 상대로 개최한 첫 설명회다.

대출 잔고가 많은 은행에 대해선 지난주말부터 고베제강 간부들이 돌아다니며 설명을 시작했다.

고베제강 측은 설명회에서 거래은행 측에 사태의 현상과 경위를 설명했다.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실적에 대한 영향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속출했지만 고베제강은 “현 시점에서는 모른다”며 은행 측의 이해를 구했다.

고베제강은 전 회계연도까지 2년 연속 최종적자였지만 2017년도는 품질조작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주력제품인 철강재의 시황 회복 등으로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고베제강의 현금과 예금은 올해 6월말 시점 2000억 엔(약 2조 160억 원) 정도로, 거래은행이 설정한 융자한도도 1200억 엔 정도 있다.

따라서 당장의 자금융통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객기업 중에서 부품교환에 필요한 비용을 청구하는 움직임이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 확산하면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게다가 소비자 권리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강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대규모 소송이 발생할 경우에는 실적악화 가능성이 더욱 커져 거래은행들도 앞으로의 추이를 주시하겠다는 자세다.

고베제강은 일본정책투자은행, 일본생명, 미즈호은행, 미쓰비시도쿄UFJ은행, 야마구치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이상 대출액 순서) 등 금융기관과 거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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