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종반으로 치닫고 있다. 폐막일인 21일까지 관람가능한 상영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열린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장면. 연합뉴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오는 21일까지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일원에서 진행된다. 지난 1996년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는 20여년의 역사를 통해 부산을 영화의 도시로 만들었으며, 영화인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자리잡았다. 남은 기간 BIFF 방문을 계획하는 영화애호가들에게 꼭 필요한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 부산국제영화제 방문객들이 VR 영화 체험을 하고 있다.

영화의전당서 ‘VR 시네마’ 운영

VR기기 통해 생생영상 감상 가능

○…영화제 기간 영화의전당에서는 ‘VR CINEMA IN BIFF’가 운영된다. VR CINEMA IN BIFF는 스크린이 없어도 관객들이 VR기기를 통해 역동적이고 생생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국내 영화제 중 VR영화 상영관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로, 전통적인 매체인 영화와 뉴미디어인 VR의 융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VR영화의 특징은 관람객이 고개를 돌리면서 장면 속의 디테일들을 원하는대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 15일 BIFF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도 1일 게스트 체험으로 VR시네마를 감상, 현장에서 방문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상영되는 VR영화는 총 23편이며 관람객들은 영화의전당 BIFF HILL 1층에서 현장예약을 통해 입장, 감상할 수 있다.

▲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카와 쇼 감독과 주연배우 하마메 미나미.

日화제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감독 등 야외 상영 통해 관객 만나

○…일본에서 인기몰이를 했던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감독 츠키카와 쇼)가 BIFF에서도 최고의 화제작임을 입증하며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2016 일본 서점 대상 2위, 연간 베스트셀러 1위 등 누적 발행부수 250만부를 돌파한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는 지난 15일 감독 및 출연진 내한행사와 야외상영을 통해 관객과 만났다. 이날 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모인 비프빌리지 야외상영관은 영화에 대한 국내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실감케 했다. 영화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다소 그로테스크한 제목과는 달리 남녀 주인공이 운연히 주운 한권의 노트를 계기로 비밀을 공유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청춘드라마다. 한편 영화는 오는 25일 국내에서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 영화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의 하라 카즈오 감독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일 양국 석면 피해자들 만나

日다큐 ‘센난석면피해소송’ 관람

○…한국과 일본의 석면 피해자들이 BIFF에서 만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이들은 18일 BIFF에 초청된 일본 다큐멘터리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감독 하라 카즈오)을 함께 관람하고, GV(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센난 석면 피해 배상소송’은 2006년 오사카 센난시 석면 피터 노동자들이 사실을 은폐한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이들은 소송을 제기한 이후 10여년 간의 긴 투쟁 끝에 승소를 이끌어낸다. 하라 카즈오 감독은 이들의 투쟁 과정을 곁에서 8년간 촬영하고, 600시간의 영상을 2년의 편집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했다. 3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일본 야마가타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관객상에 해당하는 ‘시민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올리버 스톤 감독이 마스터클래스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세계적 거장 美 올리버 스톤 감독

인터뷰서 아시아영화 대한 의견도

○…BIFF를 찾은 미국의 올리버 스톤 감독은 지난 17일 마스터클래스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영화 흐름에 대한 견해를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올해 영화제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이기도 한 올리버 스톤 감독은 “아시아영화 경쟁부문의 뉴커런츠 후보작 10편을 봤는데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절망적인 얘기를 다루고 있었다. 이는 노동자와 서민의 삶을 주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것이 모든 것을 판타지화 하는 미국영화와의 차이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에서는 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철학의 차이일 수도, 동서의 문화차이일 수도 있다”며 “그런 면에서 미국에서는 노동자와 서민들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이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올리버 스톤 감독은 ‘플래툰’(1986)으로 아카데미 감독상 등 4개 부문과 베를린영화제 은곰상(감독상)을, ‘7월4일생’(1989)으로 두 번째 아카데미 감독상 등을 휩쓴 세계적 거장이다. 부산=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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