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엊그제 백남상 시상식이 있었다. 백남상은 한양대 설립자인 김연준 박사(1914~2008년)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한 상이다. 총 상금이 2억원이나 된다. 백남기념사업회 및 학교법인 한양학원(이사장 김종량)이 주관하고 공학상, 인권봉사상, 음악상 3개 부문을 시상한다.

백남 김연준 선생은 1939년 연희전문학교 문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해 한양학원을 설립했다. 1948년 한양공과대학장, 1952~73년 <기독교신문> 발행인, 1959~73년 한양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1961~73년 대한일보사 사장, 1964년 한국정책연구소 소장, 1968년 대학체육연합회 회장, 1973년 국제언론인협회(IPI) 회원, 1975~80년 한양대학교 총장, 1980년 한양대학교 재단이사장, 1984년 국제인권옹호 한국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음악가로서의 이력과 경력도 대단하다. 1930년대에 성진 등지에서 바리톤으로서 독창회를 열었으며 ‘청산에 살리라’를 비롯한 아름다운 가곡을 작사·작곡해 음반도 많이 출반했다. 1998년까지 24회에 이르는 작곡발표회를 가졌고 16회에 걸쳐 성가곡 음반도 내놓았다.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 모란장, 미 하원 공로패, 국민훈장 무궁화장, 금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연세대학교, 캐나다 윈저대학, 타이완 원화대학교·정즈대학교 등에서 명예 박사학위, 미국 센트럴미시간주립대학, 프랑스 루앙대학, 미국 미주리캔자스대학교에서 명예음악박사학위, 홍익대학교,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에서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말년엔 음악가로서 활동이 많았으니 어찌보면 음악상 재정이 당연하게도 생각된다.

이번 제3회 백남상은 인권·봉사상에 메리 로빈슨(Robinson·73) 전 아일랜드 대통령에, 공학상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질소산화물 제거에 앞장서고 있는 신동우(57) 나노 대표이사에, 음악상은 한국 최초 전문합창단인 국립합창단 초대 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20여년간 국립합창단을 이끈 나영수(79) 교수에게 돌아갔다. 이 세분 수상자의 면면을 보면 희생적이었고 봉사적이었으며 그 분야의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한 바 크다. 백남상이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되기를 바라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훌륭한 수상자들이 많이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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