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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건축 이야기
[건축 이야기-아름다운 살기좋은집]행복의 가능성 전하는 집-‘팔 집’ 보다 ‘살 집’ 고민해야 할 때(4)기억과 가능성의 집
경상일보-울산건축사협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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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18  2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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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커피하우스 ‘웨이브온 커피’, 밀려드는 손님들로 가득한 커피하우스 전경

개인의 살 집들은 열망 담고있어
신천리 주택·커피하우스 웨이브온 등
자본주의 욕망-건축적 열망 융합 사례

근대 커피숍 ‘공론의 장’ 아닌
공간의 질적 측면에서 경쟁하는 추세
추사 김정희 ‘세한도’에 나타난
절제정신 되새길때면 정신이 번쩍


문화와 건축이 소통하여 보여준 것은 ‘1999년 건축문화의 해’였을 것이다. 당시 문화관광부에서 문화와 예술의 대상으로서 건축을 추진한 사업은, ‘건축은 삶의 터전, 문화의 바탕’ 슬로건으로 나타났다. ‘제1회 울산건축문화제’가 시작될 즈음에, ‘문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으로 건축과 집을 주제로 글을 쓰려니, 집이란 무엇일까?” 기본적 의문이 떠올랐다. 어떤 공간이나 장소가 한 사람의 꿈과 일치할 때, 우리는 그곳을 ‘집’이라 부른다. 한국인에게 ‘집’과 더불어 그 터전이 되는 ‘마당’이 함께 어우러지면 더 할 나위 없다.

역사적으로 인류가 매달려온 집들은 ‘신의 집’, ‘왕의 집’이었다. 근대에 들어서 ‘개인 집’이 나타난다. 현대건축사에 처음 등장한 개인 고객을 위한 집이 영국의 ‘붉은 집’(1859년)이다. 전에는 벽안에 숨겼던 붉은 벽돌이 그때부터 장식으로 외부에 나타났다.

   
▲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 커피하우스 ‘웨이브온 커피’, 밀려드는 손님들로 가득한 커피하우스 전경(위)과 내부 모습. 내부는 단면의 변화가 이어지는 연속된 공간이다. 이뎀도시건축 제공.


집은 행복의 가능성을 전하고, 과거를 생각하거나 미래를 꿈꾸게 한다. “건축은 말을 한다” ‘집’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 걸까? ‘알랭 드 보통’(행복의 건축)은 건축물을 인간이 균형 있는 행복한 삶을 위한 바탕을 그리는 도구로 분석했다.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건축은 우리를 행복하게 또는 슬픔에 잠기게 할 수 있다. 우리는 아름다운 건물에서 이상적인 삶을 또는 지금의 삶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채워줘 삶의 영감을 발견할 수도 있다. 알랭은 우리의 이상적 일상생활을 생생하게 그려 보여주는 것이 바로 건축의 할 일이라고 말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살펴보다가, 나라 별로 개인 주택이 선정된 것을 보고 더 관심이 생겼다. 아르누보의 효과가 특징적인 주택은 건축가 빅토르 오르타가 디자인한 4채의 주요 타운하우스-타셀 저택, 솔베이 저택, 반 에트벨데 저택, 그리고 오르타의 저택과 아틀리에(1901년 완공, 등재 2000년 지정)다. 19세기말 아르누보 초기작품인 이 건축물은 개방 구조, 빛의 확산, 그리고 장식적인 곡선이 건물 구조와 멋있게 통합되어 당시 혁명적, 선구적 건축스타일로 불렸다. 철제의 구조재 가능성을 오해하고, 철재를 장식으로 활용하던, 곡선 디자인이 특징인 아르누보(신예술)가 유행했을 때였다.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물은 주택 3채를 포함하여 7채가 지정되었다. 귀엘공원, 귀엘 궁전, 사그라다 파밀리아 교회의 ‘예수 탄생’의 전면 디자인과 지하 납골당과 함께 카사미라, 카사바뜨요, 카사비센스 주택 3채다. 가우디의 작품은 20세기 초 신을 향하는 곡선으로 의미있고 창조적 기여로 탁월한 사례로 꼽힌다.

   
▲ 안토니오 가우디의 바트요 집, 1907년. Barbara Blanchard .

요제프 호프만의 스토클레 저택(1911년 완공, 2009년 지정). 예술애호가 철도기술자를 위한 스토클레 저택은 오스트리아 호프만 감독에 의해 예술적 총체작업으로 만들어졌다. 과거 역사와 작품과 분리되고자 한 ‘빈 분리파’의 건축 형태, 장식, 가구, 예술품, 그리고 정원의 예술적 모습은 창조적 천재성을 보여준다. 빈 분리파 독립, 모저와 클림트 등 여러 예술가들의 가치를 끌어낸 저택은 분리파 대표 작품 중 하나였다.

리트벨트, 슈뢰더하우스(1924년 완성, 2000년 지정). 네델란드 위트레흐트 소재 슈뢰더 하우스는 ‘근대 건축 운동’의 상징이며, ‘데 스틸’(영어, 더 스타일)운동이 발전시킨 이상과 순수성 속에서 천재적 창의성을 놀랍도록 잘 표현하고 있다. 단일한 개방형 공간이지만 이동식 패널을 이용, 세 개의 침실과 하나의 거실로 나눌 수 있다. 몬드리안의 회화에서 자주 보는 빨강, 파랑, 노랑, 검은색과 흰색, 그리고 다양한 색조의 회색과 같은 원색을 활용, 러시아 구성주의건축, 바우하우스에 영향을 주었다.

   
 

미이스 반 델 로에, 튜겐트하트 빌라(1930년 완공, 2001년 지정), 체코 브르노, 독일 건축가 미이스는 모더니즘 운동의 새로운 급진적인 개념을 투겐트하트 별장에 적용하였다. 근래 커피숍, 주상복합아파트에 흔한 입면이지만, 192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엑스포 독일전시관에 선보인 전면 개방창을 주택에 선보였다. 1920년대 혁명적 건축으로 미이스의 작품이 전 세계로 퍼지고 받아들여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체코의 튜겐트하트 빌라를 제외하고 건축기행으로 모두 가 보았다. 2014년 아내 환갑기념 세계일주(RTW) 154일 동안, 아내 위주로 행선지를 정하다 보니 체코 프라하와 역사도시 체스키 크롬로프에만 머물고 브루노를 못 간 것이 아쉬웠다.

   
▲ 슈뢰더하우스, http://whc.unesco.org/en/list/965/gallery


주택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이고 나는 왜 바라간의 집에 관심을 갖는걸까. 루이스 바라간의 자택과 스튜디오(1948년 완공, 2004년 지정)는 ‘모더니즘 운동’의 새로운 발전과 전통적 특징, 철학적 특징, 예술 조류를 새롭게 융합한 대표적 걸작이다. 바라간의 건축물은 현대와 전통의 영향들을 통합했고, 특히 정원과 도시 경관 설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바라간의 자택과 사무소 옥상을 오르면, 주택보다는 구도자를 위한 신이 머무는 사색의 집이다. 옥상에 주변과 단절된 높은 벽-멕시코 풍토색 보라색과 주황색으로 칠한-을 보면서, 작은 성당의 벽을 느꼈다. 친구를 초청해 음악을 듣고, 독신으로 조용히 혼자 독서, 건축, 기도와 꽃 가꾸기가 생활의 전부인 멕시코 이민자 후손인 유럽 백인 남성이 느꼈을 천 년의 고독이 느껴졌다.

   
▲ 바라간의 계단. 작은 기도실, 옥상으로 향한다. 거실 일부와 정원이 보인다. Alberto Moreno Guzman

개인의 살 집들은 조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그들의 열망을 담고 있다. 대표적 주택사례로 곽희수(이뎀건축)가 설계한 ‘신천리 주택’(배우 장동건과 고소영의 집)과 최근 기장에 들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커피하우스 ‘웨이브온’을 들 수 있다. 자본주의 욕망과 건축적, 공간적 열망이 융합될 때, 인간의 ‘살 집’과 ‘놀 집’이 탄생하고, 각 열망이 순수하고 격조 있게 연출될 때, 우리는 한편의 시를 만나고, 아름다운 공간과 장소의 질서를 마주하게 된다.

   
▲ 성인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시대 담론을 창출하던 ‘공론의 장’으로서 근대 커피숍이 아닌, 개인적, 사회적, 건축적 열망의 장소로서, 주택 거실과 도시 광장이 연장되어 생활의 일부분이 된, 공간의 질적 측면에서 경쟁하고 있는 한국의 커피하우스 현상을 보게 된다. 블로그 노출과 훔쳐보는 대상으로서 커피숍의 전경이 풍요롭다. 명심보감 정신에 빛나는 조촐한 초가나 단정한 반가로 ‘살던 집’을 보면,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나타난 그 선비들의 절제정신에 가끔 정신이 번쩍 든다.

그 동안 우리들은 프리미엄을 붙여 좀 비싸게 ‘팔 집’에만 관심이 많았는가? 훗날 노후화 된 아파트를 더 이상 재건축 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어떤 집과 건축에서 살게 될까?

성인수 울산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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