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아르젠토 “여성관 뒤떨어진 伊에서의 삶, 폭로 후 버거워져”

▲ 이탈리아 배우 겸 감독 아시아 아르젠토.

상습적인 성폭행 혐의로 추락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문이 알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탈리아 유명 배우가 고국에서의 비난에 부담을 느낀다며 당분간 이탈리아를 떠날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시아 아르젠토는 17일 밤 공영방송 RAI 3의 쇼 프로그램 ‘카르타 비앙카’와의 인터뷰에서 와인스틴 추문을 폭로한 뒤 “이탈리아에서 나와 내 가족의 삶이 버거워졌다”며 “조금이나마 숨을 쉬기 위해 이탈리아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 머무는 아르젠토는 “이탈리아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모든 다른 여성과 함께 싸울 수 있도록 상황이 좀 더 나아지면 그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르젠토는 이달 초 미국 잡지 뉴요커에 21세이던 1997년에 프랑스 칸 영화제 기간 열린 한 파티 직후 와인스틴에게 성희롱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털어놔 와인스틴의 치부가 밝혀지는 데 일조한 배우 겸 영화제작자이다.

아르젠토는 와인스틴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폭로한 이후 트위터를 통해 “26세 때 할리우드의 거물급 감독이 나에게 마약 성분의 약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성폭행했다”고 추가 폭로에 나섰다.

그는 또 “16세 때에는 이탈리아 배우 겸 감독이 배역 연구를 하자며 자신의 트레일러에 데려간 뒤 성기를 꺼냈다”며 또 다른 성희롱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성폭행한 할리우드 거물급 감독과 이탈리아 배우의 이름에 대해서는 함구해 이들의 정체를 놓고 무성한 추측을 낳았다.

▲ 이탈리아 배우 겸 감독 아시아 아르젠토.

이탈리아인 상당수는 자국의 대표적 배우 중 하나인 그의 용기 있는 폭로에 찬사를 보냈으나, 일각에서는 왜 그가 피해 당시 저항하거나 좀 더 일찍 사실을 공개하지 못했는지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심지어, 일부는 그의 폭로가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우파 칼럼니스트 레나토 파리나는 최근 우파 신문 리베로에 아르젠토의 상황을 매춘에 비유하며 그가 배우로서의 성공을 위해 성을 이용한 것이라는 모욕적인 논평을 냈고, 이에 아르젠토는 그를 고소하는 방안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젠토는 “이탈리아는 여성에 대한 시각이 세계 다른 곳보다 훨씬 뒤떨어져 있다”며 성폭행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듯한 이탈리아 특유의 남성 우월적 분위기를 개탄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