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생면민 한마당 행사

▲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권고안이 발표된 지난 20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체육공원에서 열린 서생면민 한마당대잔치 행사장에 모인 서생지역 주민들이 건설재개를 환영하며 만세를 부르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자축분위기 속 열띤 참여
일대 상가 영업준비 분주
주말작업 현장 근로자들
공사재개 대비 들뜬 모습

공론화위원회가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권고를 발표한 가운데 서생지역 주민들은 석달간의 마음고생을 뒤로하고 한껏 여유를 찾은 모습이다. 생계 걱정을 덜게 된 지역 상인들과 현장 근로자들은 자축 분위기 속 공사재개 준비에 분주하다.

지난 20일 건설재개 발표 후 서생체육공원에서 열린 ‘2017 서생면민 한마당 대잔치’는 말 그대로 축제의 장이었다. 경로잔치와 체육대회, 부녀회 어울림 행사를 겸해 열린 행사에 참석한 2000여명의 주민들은 5·6호기 건설재개를 자축했다.

손복락 범군민대책위 원전특위 위원장은 “공교롭게도 공론화위 결과 발표 직후에 행사가 예정돼 있어 걱정이 많았다. 만약 건설 중단으로 결정됐다면 행사가 어떻게 진행됐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좋은 결과가 나와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뜨거웠다”고 전했다.

범군민대책위는 정부가 건설재개를 공식발표하는 24일까지는 특별한 움직임 없이 가능한 한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범군민대책위는 24일 이후 곳곳에 설치된 플래카드와 집회용 컨테이너 등을 철거하고 해단식을 열 계획이다. 해산한 이후에는 원전이 안전하게 건설·운영될 수 있도록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민간기구를 서생면주민협의회 차원에서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잇단 이탈로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입었던 지역 상인들도 밝은 얼굴로 주말을 보냈다. 일시중단 기간 동안 문을 닫았던 업체들은 업소를 청소하고 먼지가 쌓인 집기를 닦는 등 영업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한 도시락 공급업체는 공사 일시중단으로 일감이 급감하면서 인력 3명 중 2명을 돌려보냈다. 이 업체는 공사 재개를 앞두고 전화를 걸어 이들을 다시 고용하기로 했다.

신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조금숙씨는 “그동안 공사가 일시중단되면서 인근 숙박업체와 식당들의 피해가 막심했다. 주문 물량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문을 열고 손해를 본 업체도 있고, 아예 문을 닫은 업체도 많았다”면서 “건설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동네가 활기가 돈다. 지난 몇 달 간은 다들 사람 사는 꼴이 아니었는데 이제야 정상을 되찾게 됐다”고 웃었다.

현장 근로자들도 일제히 공사 재개를 환영하면서 주말작업에 나섰다. 건설 재개를 기대하며 40% 가까이 줄어든 임금을 받고 현장을 지켰던 근로자들은 조만간 공정이 정상화된다는 안도와 기대감에 밝은 얼굴이었다. 한동안 주말 작업이 없었던 이들은 주말 동안 계속된 유지보수 작업에 참가하며 공사 재개를 준비했다.

목공·철근 지원업무를 맡고 있는 김명식씨는 “이번 건설재개 결정은 1000명 가량 되는 근로자들의 생계를 생각해서라도 더없이 잘 된 일”이라면서 “그동안 본업이 아닌 현장유지작업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지만 빨리 공사가 재개돼 본업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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