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 화산 전문가 “폭풍전 고요일 수도” 경고

▲ 19일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이 항공기를 이용해 촬영한 발리 섬 아궁 화산 정상 분화구에서 흰 연기가 새어나오고 있다.

대규모 분화 우려가 제기돼 온 인도네시아 발리 섬 아궁 화산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건수가 돌연 급감했다.

23일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에 따르면 지난 21일 하루 동안 아궁 화산 분화구 주변에서 관측된 화산지진은 모두 311건으로 집계됐다.

전날인 20일 관측된 화산지진 건수도 379건에 그쳤다.

이달 19일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800건에 이르렀던 화산지진이 갑작스레 잦아들기 시작한 것이다.

현지시각으로 22일 오전 0시에서 6시 사이 관측된 화산지진도 21일 같은 시간(96건)보다 적은 74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화산활동이 잦아드는 모양새를 보이자 발리 각지의 대피소에서는 귀가하는 주민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 21일 기준 대피자 수는 13만 3296명으로 이달 초(14만 4000여명)보다 1만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현지 재난 당국과 화산 전문가들은 화산활동 감소가 분화 연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오히려 경계를 높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PVMBG의 카스바니 소장은 “화산활동이 두드러지게 감소할 때는 오히려 더욱 경계해야 한다.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도달할 길을 찾았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궁 화산의 분화구에서는 여전히 유황이 섞인 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지난달 22일 아궁 화산의 경보단계를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으로 높이고, 분화구 반경 9.0∼12.0㎞ 구역에 사는 주민을 대피시켜왔다.

발리 주정부는 해당 구역에 5만 4788가구, 18만 5000여명이 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높이 3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은 1963년 마지막으로 분화했으며, 당시에는 인근 주민 1100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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