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건설이 한신4지구 매표 행위 제보와 관련해 입수한 증거품들.

경찰이 과열 양상이 빚어진 강남권 재건축 사업 수주전과 관련, 23일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본격 수사에 나서자 롯데건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사업 수주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의혹과 관련해 잠원동 소재 롯데건설 주택사업본부를 압수수색하고 각종 서류와 장부 등을 확보했으며 조만간 관련자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조합원 고발 건이 있어서 수사가 이뤄질 걸로 생각했다”면서도 말을 아끼며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앞서 롯데건설은 공사비 1조원 규모의 한신4지구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GS건설과 경쟁했으나 수주전에서 졌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은 사설 신고센터인 ‘불법 매표 시도 근절을 위한 신고센터’를 운영해 그 결과를 시공사 선정 투표가 끝날 무렵 공개했다.

GS건설은 신고센터에 현금, 백화점 상품권, 명품 가방·벨트 등의 금품·향응 제공 사례 25건이 접수됐다며 증거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법률 검토를 거쳐 수사 의뢰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현재까지 후속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경찰 수사는 한신4지구 조합원 1명이 롯데건설이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뿌린 의혹이 있다며 고발장을 접수한 것과 함께, GS건설의 발표도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GS건설이 발표한 내용도 경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현재 GS건설은 신고센터에 제보가 접수돼 증거품으로 확보해 둔 현금다발, 백화점 상품권, 명품백, 명품벨트 등을 자체 보관하고 있는 상태다.

추후 수사기관에서 협조요청을 하면 증거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는 이날 롯데건설 압수수색 소식에 업계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지 않을까 긴장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동안 강남권 재건축 수주 과정에서 경쟁이 불붙으면서 불법으로 적발될 수 있는 행위들이 관행처럼 이뤄져 온 측면이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의지에 따라 다른 건설사들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에서 경쟁이 과열되면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뿐 금품·향응 제공 사례가 아예 없었던 곳은 없을 것”이라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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