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마리 이상 날아와…가을걷이 끝난 평야서 겨울 채비

▲ 23일 강원 철원군 민통선 내 양지리의 빈논으로 재두루미들이 월동을 위해 남하하고 있다.

겨울 진객인 재두루미가 올해도 어김없이 강원 철원군을 찾았다.

재두루미 무리는 23일까지 2천 마리 이상 남하해 사람의 간섭이 적은 민통선 안에서 겨울날 채비를 하고 있다.

재두루미들은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마리까지 무리를 이루며 논에 떨어진 벼 낱알을 쪼아댔다.

빈 논 여기저기서 먹이를 먹다가 곱게 물든 가을 산을 따라 군무를 펼치며 장관을 이루기도 했다.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 203호로 멸종위기에 처해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는 겨울 철새다.

해마다 철원 민통선에 2000여 마리가 찾아와 군사분계선 위 하늘을 넘나든다.

철원 민통선 밖에서도 서너 마리씩 무리 지은 재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다.

▲ 23일 강원 철원군 민통선 내 양지리의 빈논으로 남하한 재두루미들이 월동을 위해 곡식을 쪼고 있다.

재두루미는 시베리아로부터 2000㎞ 이상 날아와 철원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낸 뒤 내년 3월 번식지인 시베리아로 다시 이동한다.

재두루미가 10월 초부터 철원을 찾으면 이후 11월 중순부터 두루미(머리 위가 붉은 일명 ‘단정학’)가 도래한다.

기러기, 독수리, 고니 등 겨울 철새도 이곳에서 겨울나기를 한다.

철원은 전 세계 15종 두루미 가운데 7종이 찾는 철새 월동지다.

최종수 두루미 연구가는 “철원은 사람의 간섭이 적고 잠자리와 먹이가 풍부해 기러기가 월동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이어 “두루미를 관찰 또는 촬영할 때는 마을 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지정된 장소에서 탐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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