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횡단보도에 스티커

‘스몸비족’ 눈길닿는 바닥부착

스마트폰을 보며 길을 걷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일명 ‘스몸비족’(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 이들은 스마트폰을 눈에서 떼지 못해 걸음이 느리고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반 보행자보다 사고를 당할 확률도 높다. 울산 남구청이 스마트폰을 보며 걸을 경우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대책을 지역에서 처음으로 추진한다.

남구청은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에 따른 횡단보도 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울산대학교, 공업탑, 현대백화점 울산점, 삼산동 고속버스터미널, 시청, 남구청 인근에 있는 횡단보도 연석에 ‘스마트폰 정지선’ 스티커를 23일부터 사흘간 연차적으로 붙이고 있다. 5개 구·군 중 이같은 대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울산에선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횡단보도에서 총 889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 936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다.

횡단보도 내에서 스마트폰을 보며 걷다 사고를 당한 통계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지만, 스몸비족의 경우 주위를 제대로 살피지 못하다보니 사고 위험이 그만큼 높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스몸비 현상은 전세계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벨기에는 스마트폰 전용로를 만들어 일반 보행자와 분리하고 있으며, 미국 뉴저지에선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 시 85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독일이나 싱가포르는 도로 바닥에 LED 신호등을 표시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남구청이 부착하는 스티커에는 ‘당신은 스몸비입니까?’ ‘10초만! 스마트폰 안돼요’ ‘연간 1000명 이상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사망합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스몸비족의 시선이 향하는 바닥에 부착된다. 또 비오는 날 스티커를 밟아 넘어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미끄럼 방지 재질로 제작하는 한편 눈에 잘 띄도록 노란색을 사용했다.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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