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명 대합창, 감동의 도가니
병영성 축성 600주년 기념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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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병태 울산 중구의원

올해는 병영성이 축성된 지 600년이 되는 해다. 따라서 중구청에서는 병영성 축성 600주년 기념행사를 10월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진행했다. 그동안의 ‘축제나 행사시 주민동원형을 탈피하고 주민주도형의 행사가 될 수 없을까’를 늘 염두에 두고 있던 차에 병영성 축성 기념 600주년이니 600명이 참가하는 기념공연을 해보자고 결심하게 되었다.

600명의 대합창을 시작할 때 기본원칙도 세웠다. 첫째, 주민주도형의 행사를 위해서는 어렵더라도 전문합창단보다 일반주민이 중심이 될 것. 둘째, 병영성 주변에 생활하는 지역주민이 다수가 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650명의 참여자 중 다수가 남녀노소 일반 주민으로 구성이 됐다.

처음에는 ‘과연 600명을 모을 수 있을까’, ‘모아도 이 많은 인원이 어떻게 연습을 하지’라는 고심도 많았다. 그러나 초등학교 합창단과 교회의 성가대를 소개해주시며 ‘할 수 있다’ 라는 용기를 주신 주민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병영교회에서는 올해가 122주년이니 122명의 합창단이 참여하겠다는 희소식도 들려왔다.

행사 하루 전인 13일, 병영교회에 600합창단이 모여 연습을 할 때 이미 주민들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박자가 잘 맞지 않아도 질책 대신 격려로, 한곡 부를 때마다 박수와 갈채로, 서로가 서로의 사기를 높여 나가는 집단지성의 지혜를 발휘해 나갔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마침내 성공했을 때 ‘와~’하는 함성과 박수소리에서 행사의 성공은 이미 예견됐다.

600명의 대합창을 마치자 참여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노래를 부르는 중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평생 간직할 아름다운 추억을 남겼다” “함께 부르는 노래에 감정이 북받쳐 올라오는 느낌을 받았다” “600명의 대합창을 통해서 병영주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등등.

관람한 주민들 역시 “아이고, 눈물을 짜면서 보느라 혼났데이~” “이번 병영성 600주년의 핵심행사였다” “기획이 참신했다” “600명이 어떻게 모여 이런 노래를 할 수 있는 것이 대단하다” “웅장한 노래공연이었다” 등등의 호평 일색이었다.

무엇이 참여자들에게 이렇게 큰 감동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을까?

이는 스스로 참여하였다는 것이고, 두 달여에 걸친 노력의 결과였고, 함께 이루었다는 자부심이었다. 또한 극과 노래가 어우러진 병영성이야기(story)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600명의 하모니, 병영성의 대합창을 마치고 서로에게 격려와 소감을 나누는 만남의 시간과 전화를 통해 축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물론 SNS를 통한 그날의 기쁨과 환희도 오가고 있다. 행사나 축제가 추구해야 할 근본적인 목표인 공동체 형성이 이렇게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600명의 대합창을 성공으로 이끈 주민들에게 감사의 인사 대신, “축하합니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주민 여러분이 주도했고 직접 이룬 성공이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병영교회, 성산교회, 병영초, 삼일초, 외솔초, 아동센터‘어깨동무’, 은성유치원, 키즈태권도, 울산뮤지컬&키즈오페라단, 중구의 8개동의 노래교실, 중구소년소녀합창단, 중구여성합창단, 병영1·2동 통장들과 참여단체 회원들, 정지말공원에서 연습한 주민들의 노력에 고개 숙여 감사와 고마움을 전한다.

아직도 그날 병영성에 울려 퍼진 600명의 대합창의 노래가 흥얼거려지며 감동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아마 병영성 600명의 합창단에 참여한 모든 이들의 마음이 그날 이후 내가 겪고 있는 기분 좋은 후유증과 같으리라 생각한다.

천병태 울산 중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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