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1시45분께 울산시 남구 부곡동 석유화학공단 내 롯데케미칼 울산1공장 전기실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9명의 근로자가 화상 등 중·경상을 입었다. 불은 공장 자체소방대에 의해 약 6분만에 진화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날 사고가 지난 16일부터 시작한 정기보수작업을 마치고 오는 29일부터 공장을 재가동하기 위해 전기를 공급하는 중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본격 가동중 발생했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했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동기제어반(MCC)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특히 폭발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여수국가산단에서 공장을 가동중인 롯데케미칼에서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잇따르면서 실수에 의한 단순 사고가 아닌 시스템의 문제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로서는 여수산단내 공장에서 지난 7월 폭발음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바 있으며 1월에는 방사능 유출사고를 일으킨 바 있다. 공장관리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세계적인 저유가 기조와 견조한 화학제품 시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최근 3년간 매출은 14조8590억원에서 13조2235억원으로 1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509억원에서 2조5443억원으로 625%나 급증했다. 올해 상황도 나쁘지 않다. 2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6322억원으로 1분기(8148억원) 대비 소폭 하락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롯데케미칼이 15조6710억원의 매출과 2조9218억원을 영업이익을 기록해 또 다시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잇단 사고가 문제다. 습관적으로 위험을 간과해온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인재가 잘 나가는 기업의 발목을 잡는 사례를 수없이 경험해 온 터로, 걱정이 적지 않다. 부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경영에 힘을 쏟았으면 한다. 단 한번의 폭발사고가 대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감을 안고 사는 울산시민들이 바라는 ‘안전도시’를 위해서도 절실하다. 공해도시의 탈을 벗어던지고 생태도시로 거듭난 울산이 시민 모두가 체감하는 안전도시를 꿈꾸고 있다. 누구나가 찾고, 살고 싶어하는 품격 있고 매력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거기에는 기업의 안전경영노력도 포함된다. 안전을 비용적 측면을 고려한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요소로 여기는 ‘안전제일주의’가 울산의 산업현장에 확고히 자리잡을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