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 카우치’, 모든 업계에 있다”…성 추문 고발·입법 운동 이어져

▲ 하비 와인스틴.

미국 할리우드의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 추문이 미 영화계와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데 이어 정계로도 확산하고 있다.

의원을 비롯해 정치 로비스트, 컨설턴트 등 전국에서 주 의회를 무대로 활동하는 여성들이 목소리를 내고 그동안 정가 곳곳에 배어있었던 왜곡된 성 권력을 고발하고 나섰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일리노이주에서는 정가에서 활동하는 여성에 대한 성희롱, 성적 협박을 드러내는 공개서한에 이날까지 130명 이상이 서명했다.

서한은 “모든 업계에서는 자신만의 ’캐스팅 카우치‘(casting couch·할리우드에서 막강한 권력을 쥔 제작자와 감독들이 여성 배우 지망생에게 배역을 미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풍문에서 연유한 용어)를 갖고 있다”는 내용이다.

서한은 “의회 의사당, 회의실, 선거유세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에게 물어봐라. 이 업계에서 미소지니(여성혐오)는 살아있고, 상당하다”고 꼬집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지난주 이와 비슷한 서한이 돌았고, “우리는 충분히 말했다(We Said Enough)”라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이번 주 로펌을 고용, 성희롱 문화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오리건주의 여성 상원 의원인 새라 겔서 의원은 동료 남성의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고발했고, 해당 의원은 그 대가로 소속 상임위원회 업무에서 배제됐다.

로드아일랜드주의 한 여성 의원은 한 고위 남성 의원이 ‘성적 편의를 제공하면 입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고발, 주 경찰과 법무장관실이 조사에 착수했다.

정계에서 성 추문이 새로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와인스틴의 혐의와 이로 인해 촉발된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고발 ‘미투(#Metoo)’ 캠페인이 이 문제를 주목받게 만들었다고 AP는 전했다.

더 많은 여성이 나서서 자신의 경험담을 증언, 명명했고 일부 주에서는 조사에 착수하거나 방지책 등을 입법화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투 캠페인의 발원지인 와인스틴의 추문 역시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의 보조원으로 일했던 미미 할레이은 이날 뉴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6년 와인스틴이 강제로 구강성교를 시켰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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