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하늘, 화려한 단풍… 가을날씨가 마냥 행복감을 준다. 하지만 일교차가 커져 건강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요즘은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 편의점에는 10월 들어 상비약 판매가 무려 84%나 급증했다고 한다.

더운 여름에서 추운 겨울로 가는 길목에 놓인 가을철엔 유독 일교차가 크다. 특히 계절의 흐름이 바뀌면서 중국 북부지방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 일교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물이 공기보다 천천히 식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계절에는 밤기온이 덜 내려가지만, 반대로 습도가 낮아지는 가을에는 공기가 빨리 식으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일교차가 크면 사망률이 최대 2.6배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주요 30개 도시의 일교차 대비 사망률을 분석한 결과, 호흡기 질환 사망률은 9.7%, 심혈관질환 사망률은 8.1%, 전체 사망률은 5.8% 증가했다.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면 우리 몸은 주변 기온에 적응력이 낮아지면서 면역력까지 떨어지기 때문이다. 낮은 습도의 환경에서는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반면 우리 몸은 미세한 기온변화에 스트레스가 심해져 방어능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각종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쉬울 수밖에 없다.

가을은 비염 환자들이 가장 힘든 계절이다. 큰 일교차 때문에 공기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코의 기능이 떨어져 비염 증상이 심해진다. 비염 예방을 위해서는 스카프나 목도리 등을 착용해 목을 보호하고, 호흡기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틀어 습도를 40~60% 정도 유지하는 동시에 물을 자주 마셔 목을 촉촉하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

일교차가 1℃ 증가할 때마다 소화기 질병으로 입원하는 비율이 2.14% 높아진다는 통계도 있다. 특히 식후 한 시간까지는 음식물이 위와 장에 머물기 때문에 쌀쌀한 아침·저녁엔 과식을 금하고 복부의 보온에 신경쓰는 것이 좋겠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크게 벌어지는 일교차에 각별히 건강관리에도 유의해야 하는 계절이다.

날씨칼럼니스트, 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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