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덕원 울산광역시건축가회 회장

20년 전까지 울산은 산업수도라는 명칭으로 자존심을 지킬 뿐, 어설프고 부족함이 많은 도시였다. 문화예술 분야는 돌아볼 여유도 없어 부끄럽게도 불모지라는 말을 듣고 있었다. 특히 건축 분야는 문화예술적 접근보다 신속성과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당연한 시절이었고, 건축 행위는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하는 투기의 수단 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광역시 승격은 문화예술 분야에도 활력을 불어넣었고, 당시 울산예총에 입회한 울산광역시건축가회는 전국의 대학생들이 참여하고, 회원들의 출품작을 전시하는 ‘제1회 울산광역시건축대전 및 회원전’을 개최했다.

이후 울산광역시건축가회는 울산의 건축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건축문화 발전의 길을 모색하는 한편, 울산에 건축문화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매년 행사를 어린이 건축모형만들기, 우리동네건축그림그리기, 건축답사, 꿈다락건축학교등 시민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으로 확대시켜왔다.

이제 울산의 도심 곳곳에는 눈에 띄는 건축 작품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울산의 건축문화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2014년에는 6대 광역시 및 제주특별자치도 건축교류전을 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했으며, 작년에는 우리나라의 건축 전시, 학술분야를 대표하는 대한민국건축문화제를 우리 울산에서 처음으로 개최해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

2016 대한민국건축문화제는 우리나라와 세계 유명 건축가가 참여하는 국제 100인 건축전과 전국 대학생들이 출품하는 일반공모전, 공간문화대상, 신진건축가상, 울산건축기획전, 울산건축상, 강연, 세미나, 건축시상, 시민참여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되었다.

울산시민들에게는 세계적인 건축과 도시 트랜드를 보고 느끼는 기회를 제공하고 울산도시 발전과 미래비젼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었고, 대외적으로는 울산의 건축과 도시를 널리 알리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올해부터 울산광역시 건축사회, 울산건축도시포럼, 울산광역시건축가회 등 세 단체는 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매년 울산광역시건축문화제를 개최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는 울산광역시의 지원 속에 건축과 도시에 관한 전시, 연구, 강연, 세미나, 학생 및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준비해 시민과 건축인들이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는 자리를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다.

문화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필요할 것이다.

한편, 건축문화제를 먼저 시작한 부산과 대구에서는 지역문화제를 넘어 국제건축문화제로 발전했고, 세계적인 건축문화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축가와 건축 작품이 베니스비엔날레 등 세계적인 건축문화예술제에서 수상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016대한민국건축문화제(울산)을 계기로 베니스 비엔날레 측은 울산의 건축에 관심을 가지고 주제전이나 유치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제는 울산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은 특색있는 건축문화제로 발전시킬 계획에 대해 노력과 집중이 필요하다.

미국 하얏트 호텔 가문이 1979년 건축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만든 것처럼 우리 울산도 세계적인 산업도시를 만든 저력으로 도시와 건축의 백년대계를 수립하고 실천한다면 베니스비엔날레와 프리츠커상에 비교될 수 있는 문화예술제와 건축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의 세계시민들이 울산의 건축과 도시 문화를 즐기게 만드는 것은 이 시대 우리 울산 건축가들의 과제이며,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제1회 울산건축문화제(11.2~7일)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축제가 되고, 이를 시작으로 울산이 세계적인 건축,도시가 되게 하는 것은 건축을 하는 한 사람의 희망이자 삶의 이유이다. 가능성은 열려 있다.

윤덕원 울산광역시건축가회 회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