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베이성 여행사, 韓단체관광 모객 7개월만 재개…1인당 25만원짜리

▲ 중국 온라인 여행사 '시에청'에 등장한 한국 여행 소개 [시에청 홈페이지 화면 캡처]

中 외교부 “한중관계 발전 장애물 함께 극복 원해…우호 회복 바란다”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를 맞아 한중 간에 갈등완화 모색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시에청’(携程·씨트립)에 돌연 한국 여행 소개가 등장했다.

중국의 허베이(河北)성에선 주한미군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보복 조치로 지난 3월부터 중단됐던 한국 단체관광 여행 상품이 7개월 만에 등장했다.

여기에 중국 외교부가 26일 한중 관계 개선을 바란다는 언급을 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문제로 조성됐던 한중 간 갈등·대립 관계가 해소 국면으로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6일 시에청 홈페이지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 ‘한국’이라는 검색어를 치면 광화문 등을 배경으로 한국 여행 소개 페이지가 뜬다.

이 소개 페이지를 통해서 한국의 호텔과 난타 공연과 한복 체험 등 개별적인 여행 상품 구매도 가능하다.

제주도 5일 개별 여행상품 소개도 뜨면서 가격과 함께 자세한 일정도 나온다.

지난 3월 사드 갈등을 이유로 시에청이 한국여행 상품 취급을 중단한 뒤 ‘한국’을 검색하면 관련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가 재개된 것이다.

아직 시에청의 여행 상품 카테고리에 ‘한국’이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한국 여행 소개가 재개돼 조만간 한국 관광 상품 취급을 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허베이성의 A여행사는 이달 24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한국 단체 관광객 모집 광고를 냈다.

‘가을의 한국, 한편의 시’라는 주제로 11월 한국여행 특별 단체관광 상품을 올리고 1인당 1480위안(한화 25만여 원)의 특가로 판매하고 있다.

이 여행사 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내에서 반한 감정이 여전하다면서, 해당 여행상품 판매에 관해선 확인할 수 있으나 여행사 이름은 익명으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중국내에서 한국단체관광 금지조치가 해제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A여행사는 개별 관광이 아닌 단체용 한국여행 특별 상품을 내놓았다”면서 “A여행사는 지방 정부와도 연계된 것으로 알려져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15일부터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등의 여행사들은 한국 단체관광 상품 취급을 일제히 중단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 당국은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성(省)·시·자치구별로 여행사들에 구두로 한국 단체관광 여행상품을 판매 금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허베이성 A여행사의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는 중국 내에서 7개월 만이다.

현재 중국 당국이 어떤 입장을 가졌는지에 관해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대표 여행사들이 중국인 한국 단체관광 금지를 풀어야 본격적으로 해빙 무드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소규모 여행사에서라도 단체 여행객모집을 개시했다는 것은 좋은 징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5년만의 최대 정치행사인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폐막한 시점에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모객이 시작됐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행 단체관광 모객이 19차 당대회 직전에 한중 간 원/위안화 통화스와프 계약이 연장됐고 당 대회 폐막일인 24일 필리핀 클라크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 Plus)를 계기로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 2년 만에 열리는 등 한중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나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최근 부임한 노영민 주중대사도 경색된 한중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고 있으며, 그에 대한 중국의 호응도 있다.

새 상무위원 5명을 선임하는 등 집권 2기 지도부 진용을 갖춘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 모색 차원에서 한국 단체관광을 재개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통한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됐고, 연내 한중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사드 보복으로 비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개선’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현지 여행업계에선, A여행사의 모객 이후 한중 단체관광 재개 여부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7월부터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을 공식 발표한 이후 중국은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는 물론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 제한 등의 조치를 했다.

작년 11월 말부터는 중국 진출 롯데 계열사의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에 나섰다.

이로인해 롯데마트 중국 점포 112곳 중 87곳이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현재 양국관계 발전이 맞닥뜨린 장애물을 한국과 함께 극복하길 원한다. 각 분야에서 우호관계를 점차 회복하고 양국관계를 한 단계 더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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