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생보협회 차기 회장도 관 출신 유력

손해보험협회가 차기 회장을 ‘관’(官) 출신으로 결정함에 따라 앞으로 이어지는 금융협회장에 이른바 ‘모피아’(재무부+마피아)가 득세할지 주목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보협회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오후 열린 3차 회의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김용덕(67)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단독으로 추천하기로 했다.

김용덕 전 위원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국제금융국장, 국제업무정책관,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을 역임하고 2007∼2008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맡았다.

김 전 위원장이 단독으로 추천됨에 따라 차기 손보협회장은 사실상 관 출신이 맡게 됐다.

손보협회는 그동안 관례로 관 출신이 회장을 맡다가 지난번 차기 회장 선임 때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사장 출신이 회장으로 선임돼 민간 출신 회장 선임이 이번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손보협회는 현 회장의 임기가 8월 말로 끝났음에도 회추위조차 열지 못하고 금융 당국의 ‘눈치’를 보다가 회추위 1차 회의 때 차기 회장 후보를 관에도 개방하기로 하고 결론도 관 출신으로 내렸다.

손보협회가 장관급 인사로 협회장을 사실상 결정함에 따라 다른 금융협회에서도 ‘격’ 맞추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로 손보협회장은 대개 차관급 이하 관 출신이 맡았고 장관급은 재무부 출신의 박봉환 전 동력자원부 장관(임기 1989∼1993년)이 유일하다.

현재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가 차기 협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현 은행연합회장은 다음달 30일, 생명보험협회장은 12월 8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연합회는 현재 신상훈(69)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62) 전 외환은행장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장관급 인사가 손보협회장을 맡게 됨에 따라 홍재형(79) 전 부총리가 유력 후보로 부상할 것으로 관측된다.

홍 전 부총리는 재무부 출신으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가 회추위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사 각자가 후보자 1명씩을 제안하고 다음달 중순부터 세차례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자를 단독으로 선정, 총회에 부의할 계획이다.

생보협회는 다음 달 초 회추위를 꾸려 차기 회장 후보 인선절차를 개시한다.

생보협회는 그동안 손보협회와 비슷한 추세를 보인 만큼 역시 관 출신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뽑을 가능성이 크다.

손보협회와 마찬가지로 회추위에서 후보자를 복수로 추천하면 총회에서 투표로 회장을 선출한다.

현 회장 임기 일주일 전에 회장을 선출하는 전례에 비춰보면 다음 달 말에 차기 회장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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