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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기획특집문화관광해설사의 비망록-울산여지승람
[문화관광해설사의 비망록]‘그 날의 함성’ 아직도 귓가에…울산시민의 ‘힐링’명소53)울산체육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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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6  22: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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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로니에 광장.

학이 웅크렸다 비상하는 몸짓 형상화
2002년 FIFA월드컵 문수축구경기장
4만4486석 규모 2001년 4월28일 개장
6만여㎡ 드넓은 호수·2002m 산책로
9200여 그루의 자연친화 숲·정원 등
울산의 허파·도시 청정제 역할 톡톡

2002년 그 해, 언제 우리가 그렇게 뜨거운 열정으로 하나 되었던 적이 있었던가. 언제 우리가 그렇게까지 하나 되어 뜨거운 함성으로 ‘대~한민국’을 소리쳐 응원했던 적이 있었던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너도 나도 붉은 색 티셔츠로 맞춤을 하고서는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던 그해는 바로 2002 FIFA 월드컵이 열렸던 해다.

오래된 역사와 문화만큼 귀하고 찬란한 것이 있겠는가! 하지만 가까운 시간 내의 역사와 문화 또한 그 못지않게 귀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오늘의 시간이 내일의 역사가 되고 오늘의 아름다운 문화가 내일의 전통 문화가 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 그 뜨거웠던 날의 역사와 문화를 묵묵히 간직하고 있는 곳, 울산체육공원으로 간다. 그곳에서 내달 14일 세르비아와 2018월드컵 국가대표팀 평가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엇보다 그곳에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 문수축구장 인근에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길.

우리나라 공원의 역사는 1897년(광무1년) 조선시대의 원각사 자리에 영국인 고문 브라운이 설계한 파고다 공원을 시작으로 한양공원, 사직공원, 부산 용두산공원, 인천 만국공원, 대구 달성공원 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1960년대까지는 공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거의 전무(全無)했다고 한다. 그러나 1960년대 이후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깨끗하고 푸른 휴식공간의 필요성이 높아지게 되고, 국민소득 및 여가시간이 증대되면서 가치관의 변화를 불러오게 되고 이것이 공원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 울산체육공원 호수.

그 가운데 울산은 1962년 이후 국가 경제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면서 산업부분에서 급속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 또한 있는 법, 산업이 도약 성장하는 동안 도시환경의 질은 심각한 수준에 도달 하게 되었다. 중화학 공업을 위주로 한 공업도시로의 성장이라는 순기능적인 면이 있는데 반해, 공해도시, 삶의 질이 열악한 도시 라는 역기능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의 부산물을 걷어내고 도시의 청정제 역할을 할 공원의 필요성이 절실히 요구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울산의 현실은 1913년에 조성된 학성공원이 유일한 공원이었다. 공원의 건립이 시급했다. 이어 1984년부터 울기공원(현 대왕암공원)과 함께 울산대공원, 태화강대공원, 선암호수공원, 박상진호수공원 등 도시의 허파 역할을 감당하는 대규모의 환경 친화적 공원이 속속 생겨나게 된다. 그 가운데 2002년 월드컵 경기를 위해 지어진 구장으로, 세계 축구계의 보석이라 일컬어질 만큼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기장이 문수축구경기장이다. 개장 당시 전국의 월드컵축구경기장 가운데 가장 빠른 2001년 4월28일 개장함으로써 높은 관심을 모은바 있다. 특히 축구경기장의 외형은 울산의 시조인 학의 자태를 닮아 마치 학이 웅크렸다 비상하려는 듯한 몸짓을 형상화하였다고 한다. 이는 21세기 산업 문화수도로의 도약을 나타내며, 내형은 반구대 암각화에 표현된 고래 뼈대를 추상화한 울산의 유구한 역사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지붕구조는 왕관 모양을 형상화한 고귀한 존엄성을 표현해 Big Crown이라는 애칭 또한 가지고 있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4만4486석을 갖춘 경기장과 함께 각종 테마별로 가치 있는 녹지지역을 보존하고 있으며 그 밖에 체육시설기능 및 경관을 고려한 미적 기능을 중첩하여 자연과의 조화 및 화합을 꾀한 공원이 바로 울산체육공원인 것이다.

   
▲ 문수축구장.

문수축구경기장의 아름다움이야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울산체육공원의 백미는 6만2809.91㎡ 면적의 드넓은 호수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옛 옥동저수지를 새롭게 단장하여 부들, 연꽃, 꽃창포, 갈대 등 자생식물군락지가 자연 그대로 살아있고, 생태학습관찰시설이 설치되어있어 공원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교육적 효과가 큰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호수를 가운데 두고 주변에 잔디를 심어 조성한 잔디광장과 함께 98그루의 마로니에가 심어져 있는 마로니에광장, 호수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호반광장이 있는가하면 다양한 공연을 치러낼 수 있는 야외공연장까지 갖추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이 호수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호수를 끼고 난 산책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흙의 부드러움이 발바닥의 감촉을 타고 위로 전해져온다. 유유자적(悠悠自適)의 걸음걸이로 한 바퀴를 도는데 20~30분이 소요된다는 이 산책길은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저수지 중심으로 총 2002m 길이의 산책로를 조성하였다고 하는데, 그 발상이 참 마음에 든다. 200년이나 된 으뜸소나무를 지나 각종 침엽수 및 육송 등 9200여 그루의 교목들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듯 서있는 숲길을 걷는데, 도무지 지루하지가 않다.

어느 듯 호반산책로의 북동쪽 대나무 숲길에 도착했다. 그런데 재미난 팻말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시크릿 가든, 일명 ‘비밀의 정원’이다. 시설물들을 보아 최근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데, 근처에 관리하시는 분의 말을 빌리자면 ‘숲자람터’로 조성된 곳이라고 한다. 체육공원을 관리하는 울산시설공단에서 목재 게이트와 조형물, 대나무 쉼터, 돌탑, 벤치 등을 설치하고 꽃과 나무를 심어 작은 둘레길 정원인 숲자람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특히 자연 친화적인 숲 속 정원이 되도록 임목 부산물을 재활용하고 조경을 통해 쓸모없음의 공간을 쓸모 있음의 공간으로 아름답게 바꾸어놓은 것이었다. 이 숲자람터는 300그루의 편백이 심어져 있는 힐링숲과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이름 그대로의 비밀스러움을 간직한, 호기심 가득한 숲길로서 울산체육공원의 또 다른 명소로 탄생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드디어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북쪽 입구 계단 위에 섰다. 그리고 밑으로 내려다보았다. 눈 아래는 온통 가을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호수의 물빛과 그리고 청단풍 홍단풍의 가을빛이 뒤섞여 있는 풍광이 길 위에도, 길가에도, 길바닥에도 물들어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가을빛에 감격해하다보니, 서산대사(西山大師, 1520~1604)의 7언 절구 한시(漢詩) 한 편이 저절로 떠올랐다.

상추(賞秋)

遠近秋光一樣奇 원근추광일양기
閑行長嘯夕陽時 한행장소석양시
滿山紅綠皆精彩 만산홍록개정채
流水啼禽亦說詩 유수제금역설시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가을빛이 한결같네
석양에 한가로이 거닐며 휘파람 부노라
온 산이 붉고 푸르러 모두 아름다우니
흐르는 물 지저귀는 새 역시 시를 읊는다


 

   
▲ 홍중표 전 울산시문화관광해설사회장

한참이나 계단을 내려왔다. 그런데 멀리서 바라볼 때 혹 노랑물이 들었나 의심스러운 광경에 가까이가보니 그것은 황황빛의 은행나무가 열을 지어 숲을 이루고 있는 까닭이었다. 매료될 것 같은 황홀한 노란색! 가을색은 마냥 붉은 줄만 알았더니 오늘 보는 울산체육공원 문수축구경기장 앞의 가을은 온통 샛 노란색이었다. 한줄기 바람에 노오란 은행잎이 뒤섞이며 허공으로 솟아오르더니 이내 흩어진다. 어디선가 쇼팽의 즉흥환상곡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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