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박근태 후보 0.97%차로 과반득표에 실패

노조, 내일 중도성향 황재윤 후보와 결선 투표

현대중공업 노조 차기 집행부를 뽑는 선거가 강성 대 중도의 대결로 펼쳐지게 됐다. 현 집행부를 배출한 강성계열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에 가까운 표를 얻는 등 현대자동차 노조에 이어 현대중도 강성 노조의 재집권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의 노사관계도 험로가 예상된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현대중 노조)는 지난 27일 펼쳐진 차기 집행부 선출을 위한 선거에서 기호 1번 박근태 후보와 기호 2번 황재윤 후보가 1, 2위를 차지해 오는 31일 결선 투표를 갖는다고 29일 밝혔다.

4파전으로 치러진 이날 선거 개표 결과 조합원 1만1098명(투표율 86.12%·조합원 수 1만2887명)이 참여한 가운데 강성 노선인 ‘분과동지연대회의’의 기호 1번 박근태 후보가 5441표(49.03%)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1차 선거에서 박 후보가 과반 득표율을 얻었으면 결선 투표없이 위원장에 당선될 수 있었지만 박 후보는 과반에 0.97%가 모자랐다.

박 후보에 이어 중도 노선인 ‘민주현장연대’의 기호 2번 황재윤 후보가 2922표(26.33%)로 2위를 차지해 결선에서 다시 한번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게 됐다.

기호 3번 오영성 후보는 1613표(14.53%), 기호 4번 김해용 후보는 1010표(9.10%) 득표에 그쳤다.

강성과 중도 성향의 두 후보가 결선에 오르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선 투표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1차 선거에서 과반에 가까운 표를 얻은 강성의 박 후보가 일단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후보가 노조위원장에 선출되면 지난 2013년 말 정병모 위원장 선출로 현대중공업 노조가 20년 만에 강성으로 옷을 갈아입은 후 3대째 강성 집행부가 집권하게 된다.

현대중공업 노사관계가 2년째 교섭이 미타결상태인 등 악화될대로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현 집행부 정책 기조를 그대로 가져가는 박 후보가 결선 투표에서 노조 위원장에 당선될 경우 교섭의 연내 마무리를 위해 투쟁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일반적 시각이다.

최근 유휴인력 문제 등으로 벌이는 사측과의 갈등 해소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측 관계자는 “차기 노조 집행부가 어떤 성향이든 노조와 대화로 현 위기를 헤쳐나가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이다”며 “위기극복을 위한 회사의 노력에 노조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상공계 내에서는 최근 출범한 현대차 노조에 이어 현대중도 강성 노조가 집권해 가뜩이나 위축된 지역 경제가 더욱 악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지난달 말 선거를 거쳐 강성 노선의 하부영 집행부 체제가 출범한 상태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31일 올해 임단협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김준호기자 kj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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