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한민국 건축문화제가 울산에서 열렸다. 건축을 주제로 한 전국 규모의 문화제가 처음 열려 시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일반공모전, 공간문화대상, 신진건축가상, 울산건축기획전, 울산건축상 등의 수상작을 보는 재미에 강연, 세미나, 시민참여프로그램 등 건축을 주제로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건축물을 엿보는 좋은 기회도 됐다. 건축이라는 다소 전문성이 있는 행사였음에도 놀랍게도 일반 시민들의 관람과 참여가 끊이지 않았다. 건축에 대한 시민들의 폭넓은 관심과 이해는 울산시건축사회 등 지역건축가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됐다.

울산시건축사회가 주축이 돼 오는 11월2일부터 7일까지 6일간 제1회 울산건축문화제를 개최한다. 지난해 대한민국 건축문화제를 통해 얻은 자신감을 이어가는 행사다. 그동안 울산에서는 건축과 관련한 행사도 많지 않았고 건축에 대한 관심도 미미했다. 울산예총에 소속된 건축가협회가 예술제의 일환으로 건축대전과 회원전을 개최했고 부정기적인 건축강좌와 어린이대상 프로그램이 가끔 열렸을 뿐이다. ‘사람은 건축물을 만들고 건축물은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데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건축을 단지 부동산으로만 이해해 온건 아닌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건축은 도시의 미래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그 실례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마치 고대로부터 점진적으로 형성된 도시처럼 보이는 파리는 도시계획에 의해 계획적으로 꾸며진 도시다. 19세기 중반 오스만(G.E.Haussmann)에 의해 시작된 파리대개조가 그 시작이다. 오늘날 파리가 세계 관광의 중심지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건축의 힘인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가 없었다면 과연 세계적 관광도시가 됐을까. 구엘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등을 세운 건축가 가우디는 작고한지 90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먹여살리는 일등공신이다. 관광수익에 따른 직접적인 이익은 말할 것도 없고 독창적인 환경에서 자라난 국민들의 남다른 감수성과 창의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미래가치다.

건축 경기가 좋지 않아 생업을 챙기기도 벅찬 건축가들이 새삼 건축문화제를 추진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야 할 울산의 미래를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자 함이다. 시민들의 많은 참여가 ‘제1회 울산건축문화제’를 마련한 그들의 용기에 힘을 실어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올해 첫걸음을 떼는 울산시건축문화제가 연례행사로 자리잡아 울산시민들이 도시를 새롭게 이해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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