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첨단 3D프린팅 접목-울산 신성장동력으로]
(2) 3D프린팅 기술의 한계는 어디까지

▲ 미국 뉴욕주 버팔로시 EWI 버팔로 분원 연구소에 설치된 가로 160, 세로 178cm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거대한 ‘일렉트론 빔 멜팅’ 장비가 눈길을 끈다.

인공장기 제조 등 의료분야서 활발
UNIST 초소형 심장 만드는데 성공
전기車·별장·신발에도 3D기술 적용
네덜란드 해군, 자국 함대 제조키로
세계 적층제조시장 20%이상 급성장

3D프린팅은 그 기술의 진화 속도가 엄청날 뿐 아니라 적용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3D프린터를 이용해 자동차 시제품은 물론 시운전 가능한 전기차 제작도 이뤄지고 있고, 의학분야에서는 심장 등 인공장기까지 만들고 있다. 또 글로벌 신발 브랜드는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신발을 제작 시판에 나서고 있고, 건축물과 군함까지 3D프린터로 제작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가운데 금형 및 항공우주 분야에 쓰이는 금속분말 등 금속 3D프린팅산업은 급성장 하고 있다.

◇항공우주 등 금속 3D프린팅산업 급성장

전 세계 3D프린팅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3D프린팅이나 AM(Additive Manufacturing, 적층제조, 3D프린팅의 다른 말) 기술을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에 접목하는 시도와 노력이 활발하다. 특히 적층제조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지난달 중순 찾은 미국 뉴욕주 버팔로시 EWI 버팔로 분원(Buffalo Manufacturing Works). 연구소 내에는 각종 장비와 연구개발중인 시제품들이 설치돼 있거나 전시돼 있었는데,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이 일렉트론 빔 멜팅(Electron Beam Melting, EBAM)이라는 장비로, 기계 내부에 사람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다른 장비들 보다 월등히 컸다.

이 장비의 작업범위는 가로 63인치(160㎝), 세로 70인치(178㎝), 폭 47인치(119㎝)에 이른다.

EWI 버팔로 분원 프란시스코 메디나 박사는 “굴절되고 움직이는 전자빔으로 금속 와이어를 녹여 금속 부품을 한 층씩 제작하는 방식”이라며 “인쇄 및 용접이 가능하고 기체 구조 구성품을 생산할 만큼 크기 때문에 EBAM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계”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서도 몇 대 없는 이 장비는 에어버스나 록히드마틴 등의 세계적 항공·방위산업 기업의 부품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이 이제는 항공우주나 방위산업에 있어 핵심기술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적층제조 시장은 지난해 기준 7조원에 육박하고 시장 성장률은 20% 이상 고속 성장중에 있다. 과거에는 플라스틱과 관련한 제품이 관련된 제품이 위주였으나 최근 금속 시장이 급증해 1조5000억원 이상의 시장 규모를 갖고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금속 분말은 3D프린팅 장비 판매의 급격한 증가와 우주·항공, 산업용품, 의료용 시장의 직접적 성장과 함께 최근 80% 이상 고속 성장 중에 있다.

▲ EWI 버팔로 분원에서 본보 차형석 기자가 3D프린팅으로 제작된 의수제품을 착용해보고 있다.

◇“車·건축·의료 확장”…군함까지 제조

3D프린팅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면서 적용되는 분야도 다양해지는 것은 물론 그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 적용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의료분야다. 3D프린터를 이용해 단순한 모형을 만드는 것 뿐 아니라 최근에는 사람에게 이식 가능한 인공 장기를 만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초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학 의대 연구팀이 3D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인공 귀를 쥐에게 이식하는 연구에 성공한데 이어 최근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웨이크포레스트재생의학연구소가 초소형 심장을 만드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독일 스포츠웨어 기업 아디다스는 올해 4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카본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제작한 3D프린티드 ‘퓨처 크래프트 4D’ 운동화 양산 및 판매에 본격 들어갔고, 내년까지 총 10만켤레를 판매할 계획이다.

또 이탈리아의 자동차 제조사는 신차 차체의 시제품 개발 시 120일, 4만달러가 소요되던 것을 3D프린터를 사용해 20일, 3000달러로 절감했으며, 중국 항저우의 ‘빌드 프린트(Build Print)’라는 스타트업은 820~990㎡ 면적의 2~3층 규모 별장을 3D프린터로 24시간 만에 짓기도 했다.

특히 이제는 3D프린팅으로 군함 제조까지 가능해지는 시대가 왔다. 네덜란드 해군은 이달초 글로벌 3D스캐너 업체 ‘아텍(Atec)’과 제휴해 자국의 모든 해군 함대를 3D로 스캔해 제조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향후 해군이 잠수함 등의 선박용 부품이 필요할 때 따로 프린팅해 만들 수 있게 되는 등 선박 유지·보수와 부품교체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글=차형석기자 stevecha@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 EWI 버팔로 분원 프란시스코 메디나 박사

EWI 버팔로 분원 프란시스코 메디나 박사
“울산 제조업에 3D프린팅·AM기술 접목해야”
전통 공업도시 美버팔로시
3D프린팅산업으로 재부흥

“쇠락한 버팔로시가 다시 부활한데는 도시재생산업과 함께 3D프린팅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부흥 때문입니다.”

EWI 버팔로 분원 프란시스코 메디나 박사(적층제조 기술지도사·사진)는 버팔로시 부활의 주요한 이유로 3D프린팅산업을 꼽았다.

버팔로시는 미국의 러스트벨트(Rust Belt)에 포함돼 전통 제조업의 쇠퇴로 생산인구가 빠져나가는 등 도시가 한 때 크게 침체됐으나, 지난 2014년 EWI 분원이 이 곳에 개소하고 이에 맞춰 뉴욕 주정부의 제조업 지원 프로젝트 등과 맞물려 최근 몇 년새 부활하고 있다.

그는 “버팔로는 이리호(Lake Erie) 주변을 중심으로 한 철강과 자동차, 항공기 등의 전통적인 공업도시였으나 이제는 3D프린팅과 AM 기술을 중심으로 한 첨단 산업도시로 변모하고 있다”며 “EWI 버팔로 분원은 이 같은 제조업 부흥을 위해 이 지역 40개 기업들과 함께 AMC(Advanced Manufacturing Consortium)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연구개발은 물론 기업들이 필요한 부분을 기술적인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3D프린팅과 AM 기술이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방식이나 언젠가는 소품종 대량생산도 가능해 질 것”이라며 “울산도 3D프린팅과 AM 기술을 제조업에 접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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