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국립합창단에서는 매년 골든에이지 합창콩쿠르를 개최한다. 전국에 있는 골든에이지(Golden age)에 해당하는 합창단들이 예선을 거쳐 서울에서 본선을 치른다. 전국적으로 실버 또는 시니어라는 이름을 단 300여개에 이른다. 단원들의 면면을 보면 젊어서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한 사람들이 많다. 세상 남부러울 거 없는 귀한 직분과 중요한 일에서 은퇴하여 합창단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그들이다.

이렇게 많은 실버합창단 중에서 입상하는 팀도 있고 아직 연습만하며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합창단도 있다. 합창 경험에 따라 일반 젊은이들과 경쟁하여 실력을 인정받아 우승하는 팀도 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해 치열한 경쟁이 부담스러운 합창단이라면 우선 비슷한 연령대만 출전하는 시니어 또는 실버합창대회가 적격이다.

국립합창단이 골든에이지라 이름한 것은 은색이나 회색이 나이 많은 사람들을 상징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다. 인생경험이나 지식, 연륜, 지혜 등 모든 면에서 황금기인 만 60세 이상의 남녀로 구성된 혼성합창단, 60세 이상된 여성합창단 또는 남성합창단 등에 참가 자격을 인정하고 그 연륜과 품격을 높이 받들겠다는 의미로 골든에이지 합창경연대회라 이름하였다.

참가 합창단의 단원들을 보면 60세를 훨씬 넘겨 평균연령 80세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합창단도 있고 정말 60세를 갓넘긴 젊은 노인들이 많은 합창단도 있다. 어느 콩쿠르에 나가든 실버합창단은 활동적이다. 무대에서 연주할 때의 모습을 보면 실버세대가 아니라 40~50대로 보이기도 해서 가끔은 서로 자격시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60세 미만으로 보이는 단원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자격이 없어 보이는 젊은 단원들을 확인해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점점 외모만 봐서는 나이를 짐작할 수도 없다. 또 외모만큼 몸도 마음도 젊어져서 실버세대라는 말이 무색할 때가 많다. 적어도 70세 정도는 돼야 자타가 인정하는 실버세대다운 외모가 느껴지지 않을까.

국립합창단이 주최하는 골든에이지합창경연대회는 올해로 6회째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골든에이지합창단들의 건승을 빈다.

구천 국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합창지휘박사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