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식룡 울산시의회 부의장

지난 10월20일 시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지난 10여년간 지루하게 끌어오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결정된 울산교육연수원 이전 입지인 옛 강동중학교 현장을 방문했다. 참으로 이런저런 화제를 남긴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이다. 지난 2004년 울산시의 대왕암 공원조성계획 발표에 따라 연수원 이전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교육청과 동구청의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친 이전약정을 통해 2012년말 부지보상금을 수령하여 김복만 교육감의 공약과 같이 옛 화장장부지로의 이전이 이때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2013년과 2014년 시의회의 잇따른 공유재산심의계획이 부결 또는 보류되면서부터 연수원이전은 뜨거운 감자로 돌변했다. 교육청과 동구청은 새로운 입지를 찾기 위해 TF팀을 구성, 여러 곳의 부지를 물색했으나 결국 입지선정은 불발됐고, 그 이후 3년여 동안 양기관간 갈등만 증폭돼 왔다. 그러다 교육감의 구속 후 교육연수원 이전에 새로운 양상이 전개됐다. 현재 권한대행인 류혜숙 부교육감의 정확하고 냉철한 판단에 따라 연수원 이전에 대한 새로운 로드맵이 만들어졌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1997년 임시로 개청한 교육연수원이 노후되고 그 시설환경이 열악해 제대로 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함에 따른 교육계 수장으로서의 책무성에 대한 부담이다. 다가올 선거의 공약으로 다시 이슈화됐을 때의 교육연수원 이전에 대한 불투명성이 그 이유일 것이며, 둘째, 울산교육청의 재정적인 문제다. 지난 4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결과 특별교부금 축소와 폐지학교 활용권고에 대한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셋째, 소통없는 일방적인 정책추진에 따른 행적적 부담으로 수요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교육연수원 이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또한 류혜숙 교육감 권한대행 부교육감의 판단이었을 것이다.

물론, 수많은 우여곡절과 수요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지난 9월27일 새로운 입지를 폐교된 옛 강동중학교로 선정하고, 동구청과 정치권, 동구민께 진심어린 사과와 아울러 새로운 연수원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 교육위원회는 공유재산 심의 등에 참고하기 위해 연수원 이전입지인 폐교된 옛 강동학교에 현장방문을 한 결과 강동지역은 푸른 동해바다 천혜의 환경적 요인과 울산시의 강동관광단지, 산하개발사업지구, 강동온천지구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지역으로 교육연수원이 설립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등 교육연수원 이전에는 적합한 지역으로 보였다.

그러나, 본 의원은 현장방문 결과 순조로운 울산교육연수원 이전을 위해 조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몇가지 사항을 제안하여 본다. 첫째 옛 강동중학교 부지는 1만177㎡로서 교육연수원의 부지로는 다소 좁아 향후 발전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교육청에서 인근 야산의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 미래 확장가능성을 대비하기 바란다. 둘째, 이 지역은 강동권관광단지 개발이 예정돼 있고, 인근 정자항의 주차난 등으로 주말이면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관할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지하 공영주차장 마련 등 시설복합화를 추진해 교육연수원이 120만 울산시민과 공감하는 장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셋째, 관련 지자체와 교육청은 먼저 진정성과 적극적인 행정적인 올바른 소통을 통해 지루하게 끌어온 교육연수원 이전이 신속히 마무리되기를 바란다. 또 다시 기관간의 갈등 등으로 인해 교육연수원 이전이 표류된다면, 이제 울산시나 교육청의 행정이 시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할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한 일이다.

끝으로 시민의 대의기관의 한사람으로서 어렵게 결정된 입지선정 결과를 존중하며, 이제 기관간의 갈등양상은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부터라도 울산교육청의 소통하는 교육정책 추진을 기대해보며 교육연수원 이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시민과 교육청, 교사, 교직원들이 연수원 시설을 공유하면서 서로 웃으며 행복해하는 전국 최고의 울산교육연수원 설립을 기대해 본다.

변식룡 울산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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