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탈황설비 신설...고부가 석유제품 생산
수익성 개선 효과 기대...환경규제 선제적 대응도

▲ SK이노베이션울산CLX 전경 / 자료사진

SK이노베이션이 울산 남구 고사동 SK울산콤플렉스(Complex)의 탈황설비 고도화를 위해 2020년까지 1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고도화설비는 아스팔트 등의 원료인 고유황중질유(잔사유)를 재처리해 경유, 납사 등 고부가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적기투자를 통해 경제적 가치 뿐 아니라 환경적 가치까지 더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달 31일 이사회를 열고 2020년까지 울산CLX에 1조원을 투자해 하루 생산량 4만배럴 규모의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신설하는 안건을 처리했다고 1일 밝혔다. VRDS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 잔사유(VR)를 원료로 수소를 첨가해 탈황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경질유나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다.

SK이노베이션이 울산CLX의 조 단위 투자에 나선 건 지난 2008년 2조원을 들여 완공한 제2 고도화설비 이후 9년 만이다. VRDS는 2019년 상반기 착공해 2020년 7월 완공 예정이다. 이번 투자 결정은 지난해 말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 1월부터 전세계 선박 연료유 황 함량 규격을 기존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한데 따른 것이다.

일반적으로 석유제품은 황 함량이 낮을수록 친환경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육상 운송용 경유의 경우 황 함량 0.001%의 강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선박 연료유는 3.5% 황 함량이 가능해 대기오염원으로 지적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친환경 석유제품 생산 비중을 늘리는 탈황설비 적기 투자로 글로벌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은 탈황설비 신설로 글로벌 물량부족과 가격상승이 예상되는 저유황 선박 연료유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VRDS를 통해 감압 잔사유를 저유황 연료유, 경유, 납사 등의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 생산해 수익구조가 다각화될 전망이다. 또 연계공정인 윤활기유 공정원료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 저가원유 도입도 가능해져 원유다변화 정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딥 체인지 2.0’의 강력한 실행을 위해 회사 주요 기반인 석유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라며 “설비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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