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인사총괄 차관보에 펜스 부통령 측근 지명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국무부 핵심 요직에 직업 외교관 출신 대신 마이크 펜스 부통령 측근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포린폴리시(FP)가 1일 밝혔다.

전통적으로 풍부한 외교경력을 지닌 직업외교관을 임명해온 전통을 깨트리면서 미국 외교가 갈수록 정치화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스티븐 애커드를 국무부 요직인 인사 담당 차관보에 지명했다.

이는 군으로 치면 참모총장과도 같은 직책으로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외교를 분리하기 위해 특별히 마련된 직책이라고 FP는 설명했다.

따라서 이 직책은 전통적으로 해외 주재 대사로 재직했거나 외교사절로서 다년간의 경험을 가진 직업외교관들이 맡아왔다고 덧붙였다.

애커드는 지난 1997년부터 2005년까지 8년간 당시 콜린 파월 국무장관 보좌관 등 외교 분야에서 일한 적 있으나 이후에는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이 인디애나 주지사 시절 인디애나 경제개발공사에서 일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올 1월 선임 자문위원으로 국무부에 합류했다.

외교 분야의 일천한 경력 때문에 애커드의 지명은 일부 관리들 사이에 트럼프 행정부가 국무부 고위직책을 자신의 정치적 지지자들로 충원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국무부의 전·현직 관리들은 FP에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인사 조치가 외교의 정치화와 함께 이미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홀대를 받는 국무부 고위관리들의 위상을 더욱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취임과 함께 국무부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백악관으로부터 별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인사국장 직책에 대해 (국무부 내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외교업무를 유지하는 초석이 정치적 하수인에 돌아갈 수 있다”고 개탄했다. 또 다른 관리는 “그(애커드)는 ‘예스맨’임이 명백하다”고 혹평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퇴직 고위 외교관들로 구성된 미 외교아카데미는 지난달 30일 주요 의원들에 편지를 보내 지명자(애커드)의 외교 경험 부족과 이에 따른 미 직업 외교단의 약화를 이유로 그의 지명에 반대할 것을 촉구했다.

로널드 노이만 외교아카데미 회장은 FP에게 아카데미가 자신이 재임한 지난 10년간 이러한 편지를 보낸 적이 없으며 아카데미 34년 전통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탄했다.

그러나 국무부 대변인은 애커드가 “외교업무는 물론 대규모 정부 기구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독특한 배경을 갖고 있다”면서 “만약 인준되면 그의 경험이 국무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그의 지명을 옹호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