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P투어 2회전 0대2로 패
나달 역대 최고령 ‘연말 톱’
“정현은 훌륭한 선수” 평가

▲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롤렉스 파리 마스터스 단식 2회전에서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55위)이 세계 랭킹 1위 나달(스페인·작은 사진)에게 공을 보내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정현은 나달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으나 세트 스코어 0대2(5-7 3-6)로 패배했다. AFP=연합뉴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5위·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랭킹 1위 라파엘 나달(스페인)로부터 “어려운 상대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현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롤렉스 파리 마스터스(총상금 427만3775유로) 대회 사흘째 단식 2회전에서 나달에게 0대2(5-7 3-6)로 졌다.

하지만 1세트 게임스코어 2대5까지 끌려가다가 내리 세 게임을 따내는 등 나달과 비교적 팽팽히 맞서 센터 코트를 가득 메운 프랑스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1세트 게임스코어 5대5에서 진행된 나달의 서브 게임에서 브레이크 포인트까지 잡고도 이를 살리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나달은 이 경기에서 이기면서 2017시즌을 세계 1위로 마치는 것이 확정됐다.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은 최근 1년간 성적을 토대로 정해지기 때문에 연말 세계 1위는 그해에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라는 의미가 담긴다.

나달이 연말 세계 1위를 한 것은 2008년과 2010년, 2013년에 이어 올해가 네 번째다.

1986년생인 나달은 1973년 세계 랭킹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30세를 넘긴 연말 세계 1위가 됐다.

하지만 나달이 이날 정현을 꺾고 연말 세계 1위를 확정하기까지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프랑스 매체들은 나달이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며 “정현은 훌륭한 선수”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나달은 경기를 마친 뒤 먼저 코트를 떠나는 정현을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그는 정현이 코트에서 퇴장하는 줄 모르고 신발 끈을 고쳐매다가 팬들이 정현에게 보내는 환호 소리를 듣고 뒤늦게 정현의 등 뒤를 바라보며 박수를 쳤다.

호주 인터넷 포털 사이트 ‘야후 7’도 “정현이 코트를 떠날 때 많은 팬이 기립 박수를 보냈다”며 정현의 선전을 높이 평가했다.

정현은 올해 4월 나달의 홈 코트에서 열린 바르셀로나 오픈에서도 나달에게 0대2(6-7<1-7> 2-6)로 패했다.

당시에도 나달은 정현에게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자질을 지녔다”고 칭찬한 바 있다.

정현은 이날 나달을 상대로 공격 성공 횟수에서 18대22로 뒤졌으나 포핸드 샷 득점에서는 14대12로 앞섰다.

실책은 정현이 31대20으로 더 많았는데 이 가운데 백핸드 에러가 11대1로 10개나 더 많았다.

공격 성공 횟수에서도 백핸드는 나달이 7대3으로 앞서 백핸드 쪽에서 나달과 차이가 벌어진 이유가 된 셈이다.

서브 속도는 나달이 평균 시속 182㎞, 최고 시속 199㎞를 기록했고 정현은 평균 180㎞, 최고 195㎞를 찍어 크게 밀리지 않았다.

네트 포인트는 나달이 18번 시도해 11번 성공, 정현은 25번 대시해 18차례 득점으로 연결해 정현이 오히려 앞선 기록을 냈다.

그라운드 스트로크 속도도 나달의 113㎞보다 정현이 116㎞로 조금 더 빨랐다. 첫 서브가 들어갈 확률도 정현이 63%로 61%의 나달을 앞섰지만 첫 서브를 득점으로 연결할 확률은 나달이 71%로 56%의 정현을 크게 앞섰다.

세컨드 서브의 득점 성공률 역시 나달이 50%, 정현은 38%였다.

정현은 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하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 출전한다. 이 대회에는 21세 이하 차세대 선수들 가운데 상위 랭커 8명이 출전해 실력을 겨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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