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이 온산 덕신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덕신공원 조성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온산국가산업단지의 배후도시로 각종 불이익을 받아온 덕신지역 주민들에게 휴식 및 여가공간을 제공, 삶의 질 향상에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이다. 군에 따르면 덕신리 4-1 일원 3만8778㎡ 부지에 광장과 피크닉장, 야외공연장, 생태놀이터, 주차장 등을 갖춘 덕신공원 조성을 추진, 지난 7월 공원조성계획 변경을 고시 및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거쳐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지난 달부터 지주들을 대상으로 보상에 착수했다. 군은 내년 상반기께 착공, 빠르면 내년 말 준공할 계획이다. 온산국가공단 조성에 따른 이주민들의 삶터로 조성된 지역 특성을 감안한 명품 도시공원으로 탄생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해차단 완충녹지 훼손 등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공원 부지는 온산공단과 맞닿은 얕은 계곡인 ‘반정골’로 울산시가 1975년에 도시공원으로 지정했다. 온산공단에서 발생하는 공해가 덕신지역 주거지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한 완충녹지로 남겨두기 위해서다. 실제로 반정골 뒤편의 야트막한 언덕만 넘으면 곧 바로 온산공단이 시작된다. 공원조성으로 완충녹지가 훼손될 경우 악취유입이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도 해당 부지 일원은 연중 계절풍을 타고 이동하는 고질적인 악취 등에 따른 상습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공단배후지역에 조성되는 도시공원의 특성을 감안, 완충녹지의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야 한다. 완충녹지는 공단에서 발생하는 매연, 소음, 진동 등 공해의 차단·완화 및 재해발생시 피난지대로도 필요, 주요 산업도시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변변한 여가공간 한 곳 없는 지역사정을 고려하면 다양한 기능을 가진 도시공원으로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절묘한 조화가 요구되는 부분으로, 울주군의 수준높은 행정력 발휘가 필요하다. 공단배후도시의 녹색지대이면서 피로에 찌든 주민들이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도시공원 조성을 위해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또 이웃 간 만남의 장소로 도시 공동체를 복원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잠시의 시간적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를 앞두고 공원조성을 서두르는 울주군의 급한 마음도 이해가 가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지 않았던가. 밀어붙이기식으로 공원을 조성한 뒤 주민들의 외면을 받거나 또 다른 민원의 대상이 되는 것 보다는 지역민들의 자랑거리로 남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