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울산시 건축문화제 일환 ‘건축문화투어’ 실시
매곡도서관-쇠부리체육센터-민휘정-어쩌다이웃 방문
시민 40여명 참여 “개인의 삶·도시 품격 높인다” 호평

▲ 매곡도서관

‘건축은 행복을 위한 수단이다.’ 지난주 개막한 제1회 울산광역시 건축문화제 기념식에서 나온 말이다. 일하는 곳, 쉬는 곳, 잠자는 곳, 공부하는 곳 등 주변의 공간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가에 따라 삶의 만족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5일 실시된 ‘건축문화투어’는 울산시 건축문화제의 세부 프로그램으로, 행복의 수단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울산지역 4곳의 건축물을 둘러보는 행사였다.

참여한 시민은 부부, 친구, 모녀, 연인 등 약 40여 명. 오후 2시 이들을 실은 투어버스는 울산문화예술회관을 출발해 북구의 매곡도서관과 쇠부리체육센터, 중구의 점포주택 ‘민휘정’, 울주군 두동의 단독주택 ‘어쩌다이웃@두동’을 차례로 방문했다. 버스가 정차했던 장소는 모두 울산시 건축상을 받은 곳으로,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도시품격을 높이는데도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민휘정

‘매곡도서관’을 둘러 본 참가자들은 건축상 대상을 받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도서관의 콘셉트는 ‘책의 숲을 가족과 함께 산책한다.’ 한 주부는 “도서관을 직접 와 보니 그 의도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경사진 복도를 편안하게 걷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다. 의자도 책상도 멋졌다”고 말했다.

‘민휘정’은 ‘하늘이 빛나는 뜰’이다. 프라이버시와 생태적 환경, 공간의 가변성이 우수한데다 특히 재미있는 공간연출이 압도적인 관심을 끌었다. 현장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정웅식 건축사는 참가자들을 이끌고 건물의 앞과 뒤, 주변을 둘러보며 디자인 의도 등을 들려줬다. 그는 먼저 “파격적인 건축 장치와 실험적인 시도를 수용해 준 건축주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좋은 공간은 완성되기까지는 건축사와 건축주의 잦은 소통, 올바른 접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가한 시골마을에 작지만 쓸모있는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 누구나 한번쯤 할 수 있다. ‘어쩌다이웃@두동’은 그 같은 사람들의 생각을 미리 읽은 듯 작지만 쓰임새있게 지어졌다. 무엇보다 3채의 집이 하나의 마당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이웃하며 사는 형태였다.

▲ 어쩌다이웃

‘어쩌다 이웃’으로 맺어진 3가족 이야기도 참으로 재미났다. 참가자들은 “다른 디자인과 재질로 지어졌지만, 세 집이 마치 하나의 집처럼 어울린다”고 입을 모았다. 주부들은 작은 집이지만 자연을 품에 안을만큼 넉넉한 창문 크기에 열광했고,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은 어린이 참가자들에게 인기였다.

이날 투어를 진행한 김옥균 건축사는 “지난해 처음 건축투어를 진행했었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여세를 몰아 올해 건축문화제에서도 시도했다. 시민들 반응은 여전하다. 건축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아진 것 같다. 설계자가 동행하는 투어를 통해 시민들이 울산의 건축을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개막한 제1회 울산광역시 건축문화제는 오는 7일까지 이어진다.

회관 내 1~4전시장과 야외전시장에서는 20인의 건축가가 제안하는 건축디자인 ‘집+@, 점포주택 상상’, 달라지는 세태를 반영해 미래의 주거공간을 제안하는 ‘신인류 보완계획 뉴 프로토타입’, 특별전Ⅰ ‘울산시 도시디자인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특별전 Ⅱ ‘울산시 건축상 수상작 전시회’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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