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리리 레바논 총리 사우디 방문 중 사임 전격 발표.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사드 하리리 레바논 총리의 사임 배후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있다며 그 나라를 비난하고 나섰다.

6일 중동 언론에 따르면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는 전날 오후 레바논 TV를 통해 발표한 연설에서 “하리리 총리의 사임은 그 자신이 아닌 사우디의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레바논의 모든 정치 세력이 하리리 총리 사임 발표로 역풍을 맞고 있다”며 “그가 내부적으로 사임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의 정당도 하리리가 사임하길 원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사우디에서 그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즈볼라 지도자의 이번 언급은 하리리 총리가 지난 4일 사우디에서 친이란 성향의 헤즈볼라와 이란을 맹비난하면서 자신의 암살 위협을 이유로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발표한 다음날 나왔다.

헤즈볼라는 미국과 사우디가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시아파 정파로, 이스라엘과 국경지대에서 무력 충돌을 빚거나 시리아 내전에도 깊숙이 개입해 왔다. 레바논 정계에도 영향력이 크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는 그동안 시리아 내전 개입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 온 헤즈볼라와 이란에 적대적 입장을 취해 왔다.

레바논 정당 ‘미래 운동’ 소속의 하리리 총리는 현재 사우디 리야드에 머물고 있다.

레바논은 크게 수니파, 시아파, 마론파 기독교계가 권력을 균점(Confessional System)하는, 중동에선 특이한 통치 방식을 유지하는 나라다.

그러나 2011년 발발한 시리아 내전을 두고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이 갈수록 심해졌고 양 종파의 주축인 사우디와 이란의 충돌에 휩쓸리면서 정국이 수년째 불안하다.

사우디는 지난해 2월 레바논 정부의 결정이 헤즈볼라에 좌우된다면서 20억 달러 규모의 군사지원을 중단하고 단교까지 하겠다고 압력을 넣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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