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 유전.

산유국의 감산 합의를 지지해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왕세자가 반대파 숙청으로 입지를 굳힌 가운데 6일 국제유가는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여기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달 말 정기총회에서 감산 합의를 연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유가 전망치도 끌어올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이날 오후 4시 48분께 배럴당 62.90달러까지 올라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오후 4시 49분께 배럴당 56.19달러까지 치솟아 역시 2015년 7월 이래 고점을 찍었다.

전날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자 산유량 2위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실세 왕자인 모하마드 빈살만 알사우드가 반대파 제압을 노리고 사촌인 왕자 11명을 포함해 현직 장관, 기업인 등 수십 명을 체포했다.

UBS웰스매니지먼트의 원자재 애널리스트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원유 거래상들에겐 이 같은 갑작스러운 정치적 변화가 반갑지 않은 일이며, “시장 참가자들은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좀 더 확실해질 때까지 위험 프리미엄을 매기려 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하지만 국제유가를 띄우려 감산 합의를 주도해온 사우디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고 애널리스트들은 보고 있다.

모하마드 빈살만 왕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를 강력하게 지지해온 인물로, 지난달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해 감산을 연장하는 데 찬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OPEC은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유가 견인을 위한 감산 규모를 내년까지 하루 180만 배럴로 재차 연장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해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멕시코, 카자흐스탄 등 비회원 산유국은 올해 1∼6월 하루 18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데 이어 9개월 연장을 통해 내년 3월까지 감산 합의를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OPEC 총회에서 감산 합의를 3월 이후로 연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에너지 고문이었던 밥 맥널리는 사우디가 내년 산유량 증가 전망 등으로 여전히 압박을 받는 상태인 만큼 이번 사태로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말까지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내다봤다.

이 은행은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6달러 오른 60달러로 상향하고, 내년 연평균 가격도 3달러 오른 55달러로 점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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