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서 인수 나서
HKAM도 가세 2파전 양상
지주사 전환 9부능선 코앞
삼호重 미포조선지분 관건

현대중공업그룹이 막바지 지주사 전환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주사 전환의 중요한 선결과제 중 하나인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DGB금융지주가 인수 의향을 공식화한데다 홍콩계 자산운용사도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매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매각이 완료될 시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전환 작업도 9부 능선을 넘게 될 전망이다.

6일 현대중공업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매각에 DGB금융지주와 홍콩계 자산운용사인 HKAM(HongKong Asset Management Ltd.)이 동시에 참가했다. HKAM은 지난 1일 하이투자증권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앞서 DGB금융지주가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밝힌 바 있어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경쟁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하이투자증권 매각이 2년 넘게 지지부진 하고 있는 이유는 주로 가격 차 때문이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원하는 매각 가격은 7000억원대 중반으로 알려져 있으나, 앞선 매입 주체들의 지불 가능선은 4000억~5000억원 사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는 인수 주체가 한 곳이 추가되면서 경쟁구도가 형성돼 최종 매각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며 “현대중공업그룹도 이번을 하이투자증권 매각의 적기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는 현대중공업측에 인수 후 자회사(하이자산운용·현대선물) 매각을 조건으로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비해 HKAM은 하이자산운용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 DGB금융지주보다 높은 인수가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중공업의 하이투자증권 매각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현재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의 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이 지분 85.3%를 갖고 있는데, 현행법상(금산 분리 원칙) 지주사 체제 내에 금융사 보유는 금지돼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을 오는 2019년 3월 이전까지 매각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15일 공시를 통해 인적분할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이후 1년여 동안 현대중공업그룹은 4개 회사로 분할돼 재상장됐고,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새로 생긴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주력해왔다. 지난달에는 현대미포조선이 갖고 있던 현대중공업 지분 일부(180만주)를 매각하기도 했다.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관건은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현행법상 현대로보틱스의 손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증손회사인 현대미포조선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전량 매각해야 한다. 기한은 2019년 3월말까지다.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한 현대미포조선 지분은 42.3%로, 지주사 기준을 충족하려면 잔여 지분(57.7%)을 매입하거나 보유지분(42.3%)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현대미포조선의 시가총액은 1조9000억원대로, 지분 전량 매입을 위해선 1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하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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