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단독 정상회담서 文대통령 ‘동행’ 제안을 트럼프가 수용

▲ 트럼프, DMZ 방문 기상문제로 취소(PG).

文대통령 탄 헬기 짙은 안개로 중간 軍기지 착륙…육로로 DMZ행, 트럼프 기다려
文대통령은 취임 후 첫 DMZ 방문…트럼프, 헬기로 파주까지 갔다가 안개로 회항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대북 최접적 지역인 비무장지대(DMZ) 판문점을 동반 방문하려다 기상악화로 인해 취소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날씨 상황 때문에 헬기가 착륙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취소됐다”며 “문 대통령도 헬기로 이동하다가 안개 때문에 DMZ 인근 군기지에 착륙해 차량으로 DMZ로 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렸지만, 결국 날씨 문제로 동반 방문이 성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9시까지 날씨 상황을 보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렸지만,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9시 3분께 헬기 대신 차량으로 DMZ를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헬기인 ‘마린 원’으로 이동하다 파주 근처에서 회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연설이 예정돼 있어 기상이 좋아지기를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예정된 계획이 날씨 탓에 취소됐지만 문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후 처음으로 DMZ를 방문했다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두 정상의 DMZ 동방 방문은 문 대통령의 제안으로 계획됐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전날 단독 정상회담에서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DMZ를 방문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지 않아도 비서실에서 그런 일정 제안이 있어서 고민 중인데,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가셔서 DMZ 상황을 보시는 게 좋겠다. 그러면 저도 동행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같이 가주시면 저도 가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DMZ 동반 방문이 무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오늘 출국 전 두 분이 접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 계획 의미와 관련, 이 관계자는 “역대 미국 대통령이 DMZ나 도라산역을 많이 둘러보셨던 관례가 많다”며 “미국 대통령이 DMZ 상황을 직접 보는 게 남북 상황을 관찰하는 좋은 계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로 향하고 있다.

한미 현직 대통령이 함께 DMZ를 방문한 사례는 지금까지 없다.

미국 대통령 단독으로 DMZ를 찾은 것은 로널드 레이건(1983년 11월 14일)·빌 클린턴(1993년 7월 11일)·조지 W. 부시(202년 2월 20일)·버락 오바마(2012년 3월 25일) 대통령 등 4차례가 있었다.

1966년 린든 존슨 대통령이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32㎞ 후방의 부대를 찾았고, 제럴드 포드 대통령도 1970년대에 DMZ 후방 미군 부대인 캠프 케이시를 찾았었다.

1979년 지미 카터 대통령은 DMZ로부터 4.8㎞ 밖의 191고지를 찾아 하룻밤을 자고 장병들과 아침 식사를 하기도 했다.

▲ 마린원에서 내려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트럼프, DMZ 깜짝방문 날씨로 취소…“매우 낙담”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비무장지대(DMZ)를 깜짝 방문하려다가 날씨 문제로 발길을 되돌렸다.

AP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새벽 미 대통령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DMZ로 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따로 출발한 트럼프 대통령은 목적지를 거의 눈앞에 두고 날씨 탓에 착륙을 포기하고 서울로 되돌아왔다.

DMZ 인근에는 안개가 끼어 가시거리가 1마일(1.6㎞)에 불과했다고 AP가 보도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군과 비밀경호국은 착륙하는 게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대통령은 DMZ를 방문하지 못해 실망했으며 매우 낙담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은 외부에 미리 예고하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출발 “한참 전에” 예정돼 있었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설명했다.

보안 문제로 미리 알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초 백악관은 일정상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공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은 놀라게 될 것”이라며 깜짝 방문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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