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자격자 검사가 발각돼 신차 출하가 정지되었던 닛산자동차 옷파마공장.

닛산자동차의 무자격자 완성검사가 고질이 된 배경에는 생산확대 노선과 단카이세대(일본 베이비붐 세대) 대량 퇴직 등에 따른 일손부족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8일 아사히신문은 닛산 검사부정에 대한 제3자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경영진은 신차 검사의 안전성에 대한 의식이 희박했다. 무자격자가 몇 명인지도 모를 정도였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무자격자에 의한 검사는 1980년대부터 계속됐다는 증언이 있는 한편 최근에는 생산 확대로 검사원이 부족해진 것이 무자격 검사 원인이나 배경이라는 증언이 많았다.

예를 들면 옷파마공장은 2010년 소형차 ‘마치’ 생산을 태국 공장에 넘기며 완성차 검사원을 줄인 상황에서, 지난해 가을 내수용 증산 방침에 따라 주력차종인 ‘노트’ 생산을 이관받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낮 근무만 있던 생산체제가 주야 2교대가 되며 검사원이 부족해진 것이다.

활기를 되찾을 기회를 잡은 공장으로선 일손부족을 이유로 이관된 생산량을 거절하기 어려웠다.

그 이후 무자격자 검사가 늘자, 유자격자 명의의 검사도장을 무자격자에게 빌려주는 일이 벌어졌다.

경영진은 주력인 미국시장 판매경쟁을 중시하면서 북미수출이 호조를 보이자 지난해 닛산차체규슈의 생산체제를 2교대에서 3교대로 바꿨다.

이때 쇼난공장 종업원을 전환배치했다.

그러나 올가을부터는 쇼난공장에서도 북미 수출용 차를 생산하기로 결정되면서 완성차 검사원의 전환배치가 곤란하게 된 이후 무자격 검사 문제가 심화됐다고 한다.

다른 공장에서는 단카이세대(1947~49년 사이 출생)의 대량 퇴직이 일손부족 원인으로 거론됐다.

현장에서는 “회사 상층부가 검사원의 업무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는 소리가 나왔다.

완성차 검사는 정부를 대신해 회사 측이 수행하는 중대한 책무인데도 경영진이 적절한 인력배치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조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 요코하마시에 있는 닛산자동차 글로벌본사.

검사원 시험에서도 부정이 횡행했다.

시험관이 문제를 미리 누설하고 정답을 보여주며 풀도록 하거나, 문제와 해답이 동시에 배포되거나, 시험관이 해답을 놔둔 채 퇴석했다는 증언도 있다.

심지어는 “(검사원)시험감독관의 지도를 받아 정답을 만들게 하면서 ‘만점이 되면 부자연스러우니 일부는 일부러 틀리게 하라’는 지시도 있었다”고 아사히는 전하기도 했다.

닛산차 공장에서는 ‘모노즈쿠리’(물건 만들기·장인정신 기반의 일본제조업 문화를 지칭) 프로 의식을 의심하게 하는 위장이나 부정이 계속됐으며 “경영진은 그걸 방치하고 생산확대를 통해 세계 자동차산업 패권경쟁에 치달았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아사히는 “‘경영자는 실적에 집중해야 한다’는 카를로스 곤 회장의 방침에 따라 생산확대 요구를 계속했다”면서 현장감각을 잃은 경영진이 저비용 생산확대 요구를 계속한 부작용을 거론했다.

닛산은 10월 자동차 모델별 판매 10위권에 한 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시장의 불매 응징이다.

마이니치신문은 “경영수정 대책을 소비자에게 제시하지 못하면 잃어버린 신뢰회복은 멀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